20일 제94회 동계전국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일반부 3000m 경기가 열린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모든 이의 시선이 한 선수에게 쏠렸다. 주인공은 '롤러 여제' 우효숙(27·청주시청)이다.
우효숙의 위대한 도전은 실격으로 끝이 났다. 그녀는 첫 공식대회에서 4분29초77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3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기록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내 우효숙의 '실격판정'이 나왔다. 경주 도중 빙판 위에 놓인 고깔모양 장애물을 건드렸다. 아쉬운 결과지만 우효숙은 웃었다.
그녀는 2003년부터 롤러 국가대표를 하면서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2009년 2관왕, 2011년 4관왕에 올랐던 '롤러 세계챔피언'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1만m 금메달을 따낸 한국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이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더이상 이룰 것이 없는 그녀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피드스케이팅이다.
그녀는 지난해 초 '스피드 스케이팅을 해 보라'는 충북빙상연맹의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고민했다. 그러나 올림픽에 대한 갈망이 그녀를 빙상장으로 이끌었다.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은 올림픽 종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두 달 전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었다. 어릴때도 빙상장에 가본적이 없었던만큼 처음에는 엉망이었다. 그러나 자비를 들여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하루 7시간씩 이어지는 훈련을 소화하면서 점차 운동선수다운 감각을 살리기 시작했다. 첫번째 실전대회였던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스피드 스케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알렸다.
우효숙은 당분간 스피드 스케이팅과 롤러를 병행할 예정이다. 스케이터로서 첫발을 내디딘 우효숙은 21일 1500m 경기에도 나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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