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앞두고 미끄러운 WBC 공인구(롤링스사 제품) 적응에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그럼 타자들은 어떤 고민이 있을까. 바로 변화무쌍한 스트라이크존이다.
대개 스트라이크존은 타자의 어깨 아래 가슴부터 무릎 정도 까지의 높이에 홈 플레이트 좌우에 적당한 4각 기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공간을 통과했을 경우 스트라이크라고 본다.
하지만 심판의 성향과 출신 등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국내 야구에 비해 일본은 상하로 스트라이존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WBC에선 대개 타자의 몸쪽 보다 바깥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 준다는 얘기가 있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내리는 심판은 구심이다. 구심의 성향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포수다. 사무라이 재팬의 주전 포수 아베는 최근 스트라이크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일본 대표팀 타자들의 최근 타격 부진 이유로 스트라이존의 바깥쪽이 너무 넓다는 얘기를 했었다.
아베는 24일 호주와의 친선경기를 마친 뒤에는 심판 마다 판정이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23일 호주와의 친선경기 때 구심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레이였다. 아베 판단으로는 레이는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후하게 봐줬다. 타자들이 보기에 멀어보이는 공에 손이 자주 올라갔다.
24일 구심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테하다였다. 아베가 보기에 테하다는 낮은 공을 선호했다. 좀 낮아 보여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준 것이다.
아베는 "두 경기 심판이 전혀 달랐다. 경기 마다 대응할 수밖에 없다. 스트라이크가 선행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고 스포츠닛폰이 25일 보도했다. 이번 제3회 WBC 심판진은 대회 출전국에서 우수 심판들을 골고루 선발했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일찌감치 선수들에게 WBC 심판들의 판정에 항의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WBC 같은 세계 각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선 심판도 각양각색이다. 대회가 정한 스트라이크존이 분명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하나의 기준일 뿐이다. 하지만 그 스트라이크존을 적용시키는 건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따라서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보고 지체없이 판단해야 하는 구심은 나름의 스트라이크존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베 처럼 타자들은 구심의 판정이 전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투수와 타자는 구심의 성향을 빨리 파악해야 수싸움에서 유리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라고 불평해봐야 심판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뿐이다. 자칫 기분 나쁘게 항의할 경우 퇴장까지도 당할 수 있다. 구심이 선호하는 스트라이크존을 알고 난 후 그걸 이용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또 WBC는 투구수 제한이 엄격하게 있다. 투수별로 본선 1라운드에선 한 경기 최대 65개, 2라운드 80개, 결선 라운드에선 95개다.
따라서 투구수 조절을 위해서라도 빨리 스트라이크존을 알아채야 한다. 또 투수 입장에선 스트라이크를 먼저 던져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나가야 한다. 반대로 타자들은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려는 걸 역이용해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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