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때문에 죽겠어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투수 송승준의 푸념이다. 처음엔 누가 숙소에 벨을 누르는 장난을 치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쿠바대표팀의 강타자 알렉세이 벨을 말하는 것. 벨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서 7회 류현진에게서 홈런을 쳤던 인물로 한국팬들에게도 알려진 인물이다.
현재 한국 대표팀이 묵고 있는 자이현의 숙소를 쿠바 대표팀도 함께 쓰고 있다. 한국은 도류구장만 쓰고 있지만 쿠바는 매일 다른 곳으로 가 경기를 치른다. 아침에 출발해 오후에 들어오는 규칙적인 한국과 달리 쿠바는 경기시간이 다르고 여기 저기 옮겨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한국팀과 부딪힐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벨은 송승준의 방을 시도때도 없이 노크한다고.
얼마전 백화점에서 우연히 벨을 만난 송승준은 그가 담배를 달라고 하자 나중에 구해주겠다고 했고, 며칠 뒤 담배를 줬다고 했다. 그때 벨이 송승준의 방번호를 묻더니 이후부터 그의 방문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쿠바 선수들은 보이는 것마다 달라고 떼를 쓴단다. 송승준은 "목걸이나 운동화 등 운동에 쓰는 것이 보이면 무조건 달라고 한다. 내가 스페인어를 조금 하다보니 더 나에게 오는 것 같다"고 했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쿠바는 이번 대만 전지훈련도 대만야구협회에서 비용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단 해방이다. 쿠바는 일본으로 들어가고 한국은 26일 타이중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 또 송승준의 방앞에 벨이 서있을지도 모르겠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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