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가 예상한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했던 투수가 잘던지고 타자들이 펑펑 쳐주면야 더 바랄게 없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선수들이 항상 잘할 수는 없다. 오히려 기대했던 베스트 멤버가 아닌 벤치멤버가 활약을 하기도 한다. 한국 국가대표팀도 그랬다. 주전들의 부진에 벤치멤버들이 만회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09년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봉중근이 그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킬러'로 활약했던 김광현이 1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서 부진을 보이자 봉중근이 다음 등판을 자청했다. 1라운드 1위 결정전서 봉중근은 일본 타선을 5⅓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1대0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봉중근은 이후 2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서 다시 5⅓이닝 1실점으로 4대1 승리를 이끌어 새로운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고 일본과의 결승전에도 선발등판해 4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끝까지 일본전서 호투를 펼쳤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강정호가 히트상품이었다. 원래는 유격수 손시헌의 백업 멤버가 예상됐다. 그러나 타격감이 너무 좋아 최 정이 주춤한 사이 3루수로 나섰다. 4경기서 타율이 무려 6할1푼5리(13타수 8안타). 3홈런, 8타점으로 강력한 화력을 뽐내며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WBC에서도 투수나 야수에서 벤치 스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즌 전에 열리기 때문에 컨디션이 어느정도인지 경기가 열리기 전까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 실력과 연습경기에서의 컨디션을 보고 베스트멤버가 결정되지만 상황에 따라선 얼마든지 주전이 바뀔 수 있는게 대표팀이다. 국가대표 선수이니만큼 주전과 벤치멤버의 차가 종이 한장이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 역시 주전들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 나가는 선수들이 베스트멤버다"라고 말한 류 감독은 "될 수 있으면 베스트멤버로 경기를 치르되 좋지 않으면 바꿔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안맞다고 바꾸는 건 아니다. 안타가 나오지 않아도 스윙이 좋고 타이밍이 맞으면 다음 경기라도 안타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타자의 스윙이 투수와 타이밍이나 각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바꿔줘야 한다"고 했다.
이번엔 어떤 벤치 스타가 탄생할까. 가장 좋은 것은 선발, 벤치 구분없이 모두가 상황에 맞게 잘해 주는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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