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보세요, 꼭 우승 할 겁니다. 자신 있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유동관 고양 대교 감독이 딱 그렇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격 좋은 동네 아저씨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승부욕은 여느 지도자와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유 감독은 지난해 12월 29일 대교 지휘봉을 잡았다. 영등포공고와 백암고, 신갈고를 지휘했던 전형적인 학원 지도자다. 이런 유 감독이 WK-리그 최강 대교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 졌던게 사실이다. 유 감독 스스로 "경쟁률이 15대1이었다. 내가 감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웃었다. 하지만 그의 축구인생을 들여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1986년 포철(현 포항)에 입단한 뒤 1995년 은퇴까지 줄곧 한 팀에서 뛴 전형적인 '원클럽맨'이다. 은퇴 뒤 친정팀 포항에서 코치 생활을 하며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2010년에는 신갈고에서 대교 눈높이 고교축구, 2011년 백록기 우승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고교팀 감독을 지내면서 소통하는 지도자로 호평을 받았다. '선수 이전에 가족'이라는 모토로 팀을 운영하는 대교의 철학과 맞았던 것이 선임의 결정적 배경이었다.
성인 문턱에 선 남학생들을 가르치다 섬세한 여자 선수들을 지도하려니 어려움이 적지 않다. 유 감독은 "남자처럼 생각해서 훈련량을 잡으면 여자 선수들은 근육에 무리가 온다고 할 때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게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인데 여성들의 신체적 특성을 아직 모를 때가 많다. 공부하는 심정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불안감을 떨치는 힘은 자신감이다. 으레 몸을 낮추기 마련인 신임 감독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가 있는 한 대교 우승은 못 막는다" "기대를 두 배로 해달라" "전임 감독들이 훌륭하게 팀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을 하겠다" 등 거침이 없었다. 유 감독은 "그동안 대교를 만나는 팀들은 수비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모두 우리의 전력을 파악한 만큼, 올해도 그대로 준비했다가는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며 "서서히 패스 게임을 하면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또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기반한 전술을 할 것"이라며 "전지훈련 초반에는 다소 힘들었지만, 목포 동계훈련을 하면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내가 봐도 재미있는 축구가 나오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교의 올 시즌 목표는 창단 후 네 번째 우승과 더불어 WK-리그 3연패다. 2011~2012년 우승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각오다. 유 감독은 현대제철과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스포츠토토를 유력한 경쟁상대로 꼽았다. 그는 "대교가 우승을 많이 하다보니 다른 팀들의 견제가 심하다. 선수들이 흔들릴 까봐 '내가 앞장서 외부와 맞설테니 선수들은 운동에 전념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꼭 좋은 결실을 맺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베(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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