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대만을 이겨야 하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게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대한 문제가 떠올랐다.
국제대회이니만큼 국내리그의 스트라이크존과는 같을 수 없다. 특히 심판에 따라 스트라이크존 적용이 달라진다.
지난 2일 열린 네덜란드전서 한국 타자들은 볼이라고 생각하고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가 에멜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깜짝 놀라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에멜 주심은 국내리그에 비해 높은 공에 스트라이크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콜이었다. 스트라이크 존보다 낮게 떨어졌다고 생각된 볼에 에멜 주심의 손은 올라갔다. 포수가 공을 받았을 때는 볼이지만 공이 홈플레이트를 지날 땐 스트라이크존으로 통과했다고 판단한 것. 1B1S나 1S에서 볼로 생각했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으며 한국 타자들은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고, 자신이 생각했던 스트라이크존과 다른 주심의 판정에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느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이렇게 되면 타자들은 어느 공에도 자신있게 판단하기 힘들어진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한국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까지 제대로 하지 못하며 4안타의 빈공으로 무득점에 그쳤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한국 타자들은 첫 경기 대만전서 일본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했다. 이번 네덜란드전의 에멜 주심처럼 떨어지는 변화구에 스트라이크를 외쳐 한국 타자들이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 대표팀의 최근 국제대회에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계속 이겨왔고 특별히 국내리그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엔 다르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면 스트라이크존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볼카운트 싸움보다는 자신이 노린 공을 치면 된다. 그러나 만약 호주와 대만전서도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국 타자들은 볼카운트까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한국은 호주전은 무조건 이겨야하고 네덜란드가 호주를 이길 경우엔 대만전에서 6점차 이상 승리를 해야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 타자들이 스트라이크존 적응이라는 숙제를 가볍게 풀어내며 불같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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