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이 아쉬웠다."
이 얘기를 하는 순간 서장훈(39)의 목소리를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프로생활 15년 동안 '국보센터'로서 숱한 대기록을 남긴 한국농구의 기둥이었으면서도 막상 떠나려고 하니 회한이 컸던 모양이다.
KT 서장훈은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KC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생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짤막한 인터뷰를 했다. 지난 15년을 돌아본 서장훈은 자신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다.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겸손함이 돋보였다.
서장훈은 '돌이켜보면 미련이나 아쉬움으로 남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순간이 아쉬웠다. 조금 더 잘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너무 많은 점에서, 너무 많은 분들에게…"라고 말을 이어가는 순간 멈칫하더니 목이 멘 소리로 "기대에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힘겹게 말을 맺었다.
이같은 아쉬움 때문인지 서장훈은 자신의 프로생활을 점수로 평가하자면 별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서장훈은 한국농구 역사에 길이 남게될 대기록을 숱하게 수립한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스스로 저평가를 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더 잘 하고 싶었던 게 사실이다. 내가 생각하고 목표했던 것보다 한참 못미쳤기 때문"이라고 승부사 근성을 잃지 않았다.
서장훈의 낮은 자세는 계속 이어졌다. '후배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냉혹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을 혹평했다.
"사실 나는 후배들에게 본받을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돌이켜봐도 모범선수는 아니었다"면서 "후배들이 나를 본받는 것을 떠나 스스로 더 노력해서 나보다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떠나는 길에 마음에 품고 있었던 말을 하고 싶었을까. 서장훈은 자신의 농구철학을 얘기하면서 '안티팬'들에게 대해서도 정중하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서장훈은 선수 시절 '안티팬'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했던 선수다. 서장훈은 '안티팬'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대다수 팬들이 서장훈을 비난한 경우는 경기중 과도한 항의를 하거나 과격한 제스처를 자주 보여줬을 때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장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변함없는 농구철학은 농구 경기장은 쇼를 하는 곳이 아니라 치열하게 승부를 하는 곳인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과한 승부욕으로 인해 팬들이 보기에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안티팬'들의 마음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래도 내가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했던 선수로서의 마음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겼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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