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 감독에게 배웠어."(한화 김응용 감독)
"그저 영광일 따름입니다."(삼성 류중일 감독)
19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삼성전은 옛 사제간의 대결이다.
2010년까지 삼성 구단 사장을 지냈던 김응용 감독과 코치로서 그를 모셨던 류중일 감독이 처음 만난 것이다.
지난해 말 한화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지난달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삼성과 연습경기를 가졌지만 류 감독과 조우하지는 못했다.
류 감독은 당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지휘하기 위해 소속팀 삼성에서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현역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후 이날 처음으로 만난 두 팀은 꽃샘추위와 달리 시작부터 화기애애했다.
오후 1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홈팀 한화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하고 있던 오전 10시30분쯤 삼성측이 먼저 예의를 갖췄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삼성 프런트 직원들이 한화 감독실을 찾아가 김 감독에게 인사를 한 뒤 30분동안 담소를 나눴다.
김 감독은 "내가 전임 사장이라서 삼성 쪽에서 찾아온 게 아니야. 나는 지금 감독이잖아. 야구계 선배니까 인사하러 온 것"이라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 감독은 "우승 감독(류 감독을 지칭)에게 30분동안 배운 게 있다"면서도 뭘 배웠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김 감독은 분명히 뭔가 배운 게 있다고 했는데 정작 배움을 준 류 감독은 펄쩍 뛰었다.
류 감독은 "내가 감히 어떻게 김 감독님께 배움을 드리거나 그렇게 하겠나. 그분은 우승을 10번 하셨고, 나는 2번밖에 못했다"면서 "도대체 김 감독님이 우리와 대화하는 동안 무슨 정보를 포착한걸까?"라며 오히려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김 감독이 삼성에 부임할 때 코치로서 총 10년간 모셨던 기억을 떠올린 류 감독은 "오랜 기간 모셨던 어르신과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영광"이라고 말했다.
대화내용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류 감독은 "딱히 중요한 것은 없다. 삼성 선수를 (트레이드로)달라고 하시길래 보낼 선수가 없다고 했고, 김 감독님이 투수진에 공백이 많아서 걱정하시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적'으로 만난 삼성의 전임 사장과 현직 감독은 "배울 게 있는 우승감독", "영광스러운 분"으로 덕담을 주고 받기에 바빴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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