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후회는 없어요."
선수 생활 마지막 대회에 나선 김차연(32·오므론)의 표정은 밝았다. 으레 은퇴를 앞두고 눈물을 짓는 여느 선수들과는 달랐다. "더 뛰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이제 나보다는 후배들이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생순' 주역 중 한 명인 김차연이 코트를 떠난다. 김차연은 5일부터 7일까지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제10회 동아시아클럽핸드볼선수권을 마친 뒤 현역에서 은퇴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 리그가 마무리 됐고,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출전했다"고 밝혔다.
용호초 4학년 때부더 볼을 잡은 김차연은 용호중과 부산진여상을 거쳐 1999년 대구시청에 입단했다. 한동안 팀 내 동료 허순영에 밀려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으나, 두각을 드러내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로 '우생순'의 주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2006년에는 오스트리아 히포방크에 입단하면서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여자 핸드볼을 대표하는 피봇으로 자리를 잡았다.
매 순간이 부상과의 싸움이었다. 영광의 이면이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마친 뒤에는 일본 진출을 타전했다가 3개월 가량 무적선수로 지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맏언니로 활약했고, 오므론에 입단하면서 일본 진출도 성공했다. 명불허전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2012~2013시즌 소속팀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결국 고질적인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일본 생활 1년6개월여 만에 결국 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김차연은 "여름에는 그나마 좀 낫지만, 겨울이 되면 온몸이 아프다"면서 "황경영 감독과 소속팀 모두 '1년만 더 하자'고 제의를 해줬다. 국내에서도 (영입의사를)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쉬고 싶다"고 분명한 결심을 드러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결혼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은퇴 이유 중 하나다. "결혼 3년차인데 남편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고 밝힌 김차연은 "국내로 돌아온 뒤 기회가 된다면 어린 학생들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일단 쉬고 난 뒤 생각해 볼 것"이라고 웃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두 번의 올림픽이다. 2차 연장까지 간 끝에 분패한 아테네올림픽 덴마크전, 동메달에 그쳤던 베이징올림픽 모두 기억에 남는 경기란다. 어려운 여건 속에 참가했던 런던올림픽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김차연은 "메달을 땄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은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핸드볼 덕택에 그동안 많은 것을 누렸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현역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오므론은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가진 인천시체육회와의 대회 개막전에서 22대23, 1골차로 패했다. 경기 3분 전까지 리드를 잡고 있었으나, 원선필 류은희를 앞세운 인천시체육회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구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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