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33·서울)와 정대세(29·수원)의 충돌, 꿈의 드라마다.
차두리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던 2012년,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둘은 처음 만났다. 반향이 컸다. 남과 북, 이념의 경계는 없었다. 축구란 공통분모로 금세 친해졌다.
차두리가 지난해 분데스리가로 복귀한 후에는 형제 못지 않은 정을 나눴다. 차두리는 뒤셀도르프, 정대세는 FC쾰른 소속이었다.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정대세가 올해 초 먼저 K-리그를 노크했다. 조언을 구한 주인공은 차두리였다. 수원을 추천했다.
차두리는 지난달 뒤늦게 K-리그에 입성했다. 둥지는 FC서울이었다. 서울과 수원, 슈퍼매치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차두리는 수비수, 정대세는 공격수로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게 됐다.
이미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차두리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정대세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자 "사실 대세를 잡으러 서울로 오게 됐다"며 웃었다. 정대세도 "측면에서 두리 형과 싸우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정대세가 한 행사장에서 "내가 문자 했는데 왜 답장을 안하냐"고 묻자 차두리는 "서울이 수원을 이길 때까지 계속 답장 안 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망의 올시즌 첫 슈퍼매치가 14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최근 "두리의 몸상태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부상 중인 윤일록의 복귀 시점은 1~2주 사이로 보고 있는데 차두리는 더 빠를 것으로 본다.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차두리는 7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슈퍼매치에서 과연 차두리와 정대세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까. 다음 장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서울은 수원전에 차두리를 엔트리에서 제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홈이 아닌 원정인 데다 무대가 무대인 만큼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긴장의 끈이 팽팽한 상황에서 무리할 경우 부상에 노출될 수도 있다. 경기력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6일 울산(2대2 무)전에서 첫 가동한 고요한-최효진 오른쪽 날개 라인에 대한 신뢰도 두텁다. 차두리 데뷔 시점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
2002년 고려대 졸업 후 11년 만에 국내 무대를 밟은 차두리는 17일 성남전이나 20일 대구전을 통해 K-리그 클래식에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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