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자유계약(FA)의 문이 열렸다.
한국배구연맹은 15일 2013년 남녀 FA자격을 취득한 선수 35명을 공시했다. 그야말로 풍년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이제껏 그래왔듯 FA선수들과의 재계약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대상자가 권영민 이선규 등 6명으로 가장 많은 현대캐피탈측은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모두 주전멤버다. 한 선수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LIG손해보험도 "김요한 이경수 등 팀의 핵심 전력이다. 우선 협상기간 내에 잔류를 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FA선수들은 원소속 구단과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우선 교섭해야 한다. 이후 11일부터 20일까지 타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 원소속구단과는 21일부터 31일까지 다시 교섭을 벌일 수 있다.
프로배구계에서 FA 이적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선수단의 규모가 너무 작다. 남자팀의 경우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14~16명으로 제한돼 있다. 한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는 10명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신인 선수들과 부상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중용된다. 특히 6명의 고정적인 주전멤버 중 한 명만 이적해도 팀 전력에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또 샐러리캡(구단 보수 총액 상한제)과 FA 보상제도도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배구 남자부의 경우 샐러리캡은 18억5000만원이다. 최소 소진율을 70%로 묶어 놓았다. FA선수들이 많이 발생한 구단의 경우 더 이상 FA를 데려오기 힘든 부분이 있다.
구단 보호를 위한 연맹의 제도도 걸림돌이다. 지난해까지 기존 A구단이 B구단의 FA선수를 데려올 경우 B구단은 A구단으로부터 선수 1명(FA포함 보호선수 4명 제외)과 FA선수 직전 연봉 300%를 받을 수 있었다. A구단은 B구단이 선수를 받지 않을 경우 연봉 400%를 지불해야 했다.
연맹은 2013~2014시즌부터 보호선수를 5명으로 늘리고 연봉 200%로 보상제도를 완화하긴 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톱클래스 선수들이 FA시장에 무더기로 나와도 지금 제도하에서는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배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선수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샐러리캡이 존재하기 때문에 FA 자격을 갖춰도 큰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결국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FA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FA 역사는 2005년 프로배구 태동 이후 한 번밖에 쓰이지 않았다. 2010년 박철우가 현대캐피탈에서 삼성화재로 둥지를 옮긴 것이 유일하다. FA시장과 배구가 좀 더 활성화되려면, 제도 완화가 필수적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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