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근우가 삭발을 감행했다. 지난 22일 부산으로 내려오기 전 머리를 짧게 잘랐다. 흡사 13연패를 한 한화 선수를 보는 듯했다.
정근우는 24일 부산 롯데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더워서 잘랐다"고 했다. 덥기는커녕 춥지 않았냐고 하자 "내 몸만 덥더라"며 "혈압도 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동료들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지난 일요일 KIA전서 선수들한테 안타 2개 못치면 삭발한다고 했었다"면서 "두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하나 쳐서 머리 안깎아도 될 것 같았는데 이후에 안타를 못쳤다"고 했다.
스스로 심기일전한다는 마음이 크다. 정근우는 23일까지 50타수 11안타로 타율 2할2푼에 머물러 있다. 2011년까지 5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던 정근우는 지난해 2할6푼6리로 떨어졌고 올시즌도 초반에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스스로 마음에 드는 타구가 거의 없다. 잘맞힌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그것 역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타구라고 했다. "예전같았으면 안타성 코스로 가야할 타구가 밀려서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한다. 결코 잘친게 아니다"라고 했다.
스스로 진단한 문제점은 중심이동. "스윙할 때 뒤쪽에 힘이 남아있는 느낌이다. 타격할 때 힘이 앞으로 전달이 다 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타격 훈련 뒤 배팅볼 투수로부터 "오늘 친게 가장 좋았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삭발의 효과였을까. 정근우는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롯데 에이스 송승준의 140㎞ 초구 직구를 때려 라인드라이브로 쭉 뻗어나가는 좌월 솔로포를 날렸고, 5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도 깨끗한 좌전안타를 날렸다. 올시즌 세번째 멀티 히트였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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