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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J-리그, ACL 역대 최저성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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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명진(오른쪽)이 지난달 10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년 ACL 본선 조별리그 E조 4차전에서 센다이 스가이를 제치고 드리블 하고 있다. 센다이(일본)=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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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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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최악의 결과에 그쳤다. 2일(한국시각) 막을 내린 조별리그 일정에서 16강 진출권을 손에 쥔 것은 가시와 레이솔 단 한 팀 뿐이었다. 디펜딩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G조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2위 베갈타 센다이도 E조에서 한 수 아래 쯤으로 여겼던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16강 출전권을 내줬다. J-리그 최고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우라와 레즈는 올 시즌 폭풍영입을 통해 2007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정상 도전을 큰소리 쳤으나, 전북 현대와 광저우 헝다(중국)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ACL이 2009년부터 확대개편되면서 본선 출전권 4장을 손에 쥔 J-리그가 16강에 단 한 팀 밖에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리그보다 10년 늦게 출범했음에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아시아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J-리그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빨라진 아시아 축구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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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CL 16강에는 중국 슈퍼리그 소속 광저우와 베이징 궈안(중국)이 16강행에 성공했다. K-리그(서울, 전북)와 같은 숫자다. ACL 단골손님인 호주 A-리그(센트럴코스트)와 우즈베키스탄 프로풋볼리그(PFL) (분요드코르) 외에도 태국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부리람이 센다이와 장쑤 순톈(중국)을 제치고 16강에 올랐다. 중국은 해외 스타 영입을 통해 질적 발전을 꾀했던 J-리그 초창기 모습과 닮아 있다. 부동산 경기 상승을 토대로 뒤늦게 스타 영입전에 뛰어든 것이 차이점이다. 그러나 J-리그가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둥가 지코(이상 브라질) 등 40대이거나 그에 가까운 한 물 간 스타를 영입했던 것과 달리, 중국은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니콜라 아넬카(프랑스) 루카스 바리오스(파라과이) 프레데릭 카누테(프랑스) 등 유럽에서 막 활약을 마쳤거나, 현재도 활약 가능한 선수들을 데려왔다. 국내파 선수들은 이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질높은 기량과 경험을 전수 받았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넓은 태국 프리미어리그 역시 스타급은 아니지만 우수한 자원을 끌어들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투자로 쌓인 내공이 ACL 16강이라는 성과로 귀결됐다. 일본축구협회(JFA)가 ACL 16강을 위해 출전팀에게 원정 비용 부담 및 전력 분석의 편의를 제공했으나, 거세진 아시아 성장의 물살을 가르기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영건들의 유럽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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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만 40명에 달하는 일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거꾸로 J-리그의 발목을 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일본 선수들의 유럽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와 가가와 신지(맨유)가 물꼬를 튼 뒤부터 매년 4~5명의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뛰어 들고 있다. 심지어 프로 입단 2~3년차 선수들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개인 기량 면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무수한 경쟁을 뚫고 유럽행에 성공하는 것은 일본 축구의 수준이 그만큼 올라섰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들이 빠진 J-리그에서는 눈에 띄는 선수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수 년전부터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강약팀을 가리지 않고 전력 차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전력 평준화라기보다 동반 하락의 느낌이 짙다. 뛰어난 유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유소년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이들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예도 찾기가 쉽지 않다. 국내파의 경쟁력 하락도 J-리그가 아시아 무대에서 고전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다음 시즌에 J-리그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ACL을 통해 더이상 동아시아 프로축구가 한-일 양강 체제가 아님이 입증됐다. J-리그가 현재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한국과 중국에 밀려 아시아 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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