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KIA 양현종은 최고의 피칭을 했다. 딱 하나의 옥에 티가 바로 박병호에게 내준 솔로포였다.
3일 목동-KIA전은 한순간에서 넥센과 KIA의 희비가 엇갈렸다. 박병호의 진가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홈런이었다.
넥센은 4회까지 안타 1개와 볼넷 1개만 얻었을 뿐 양현종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가 회심의 한방을 날렸다.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양현종이 던진 142㎞의 낮은 직구를 밀어쳤고 타구는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넥센은 이후에도 8회말까지 양현종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삼진을 10개나 당했다. 박병호의 1점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최고의 피칭을 보인 양현종에게서 홈런을 뺏어낸 것 자체가 인상적이지만 타석에서의 노림수도 한단계 성장한 모습이었다. 박병호는 "양현종의 공이 워낙 좋았는데 홈런 쳤을 때만 실투가 온 것 같다"면서 "높은 볼은 힘이 좋아서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부러 낮은 공은 노린다는 생각을 했다"며 홈런을 칠 수 있었던 비결을 말했다. 보통은 높은 볼에 방망이가 나가는데 상대 투수의 컨디션을 고려해 타깃을 낮은 쪽으로 바꾼 것이 홈런으로 연결 된 것.
힘든 상황에서 오히려 여유를 가진 것도 지난해 MVP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병호는 "오늘은 좀 더 몸이 반응할 수 있게 여유를 가지고 타석에 섰다. 타석에서 여유와 안정감을 많이 느꼈는데 그것이 홈런을 칠 수 있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제 24경기서 6개의 홈런을 쳤다. 지난해엔 4개에 그쳤으니 좋은 페이스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최 정(SK) 이성열(넥센)에 1개차로 육박하며 홈런왕 2연패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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