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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을 심장 하나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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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나사가 되면 아찔하게 회전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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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천천히 되돌며 풀려나가기 시작했을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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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랑> 중에서
'그대가 생각날 때마다 길을 잃는다'(푸른 영토)는 치료제가 아닌 진통제만 난무하는 거리에서 사랑도 연애산업의 전단지로 유통되고, 대책 없는 긍정주의가 치료시기를 늦추게만 했으니 상대를 사랑한 게 아니라 단지 사랑을 사랑했던 건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한겨레신문 탁기형 기자의 감성적 사진들과 전영관 시인의 문장이 공명하는 책이다.
현역 대기업 현장소장인 전영관 시인은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라 말한다. 힐링프로그램이 감기약처럼 팔려나가는 세태를 걱정한다. 누군가의 덕담 몇 마디로, 안온한 문장으로 치유될 거라면 그건 상처라고 할 수 없다는 저자가 동아리 선배처럼 친근하다.
숨이 끊어진 이후에 낸 상처는 어떤 약으로도 치유되지 않는다. 결국 상처란 치료제의 효능이라기보다 자신의 내부로부터 스미어 나오는 콜라겐의 힘으로 메워지는 자리다. 정신과 육체가 살아 있으니 상처가 나는 것이다. 생생함의 증거고 달라질 수 있다는 예감이다. 힐링프로그램을 찾을 시간이 있다면 고요히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라는 저자의 완곡함에 신뢰가 간다.
이 책은 시와 산문의 접경 지역을 저공비행하는 문장들의 격납고다. 문학을 꿈꾸는 독자라면 가까이 두고 수시로 읽어야 할 백과사전이다.
'그대가 생각날 때마다 길을 잃는다'에는 사랑이 묻어난다. 아련도 묻어난다. 그리고 이별의 눈물도 묻어난다. 아무렇지 않은 척 감정을 외면하는 데 익숙한 비뚤어진 우리에게 웃으라고, 울라고, 그리고 사랑하라고 작게 조근거린다. 그런데 그 작은 소리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은 왜일까.
소설가 최옥정은 "종이 위에 심은 한 그루 미루나무 같은 글이 읽는 눈 속으로 깊이 스민다. 아직 궁금한 것이 많은 반짝이는 눈과 웅숭깊으나 거침없는 시선은 분명 청년의 것이다. 그의 다음 문장을 기다린다"고 했다. 또 '마흔으로 산다는 것'의 저자 전경일은 "전영관의 글에는 삶의 내음이 풀풀 나는 현장이 있다. 그건 시인이 밥을 해결하는 장소이자 삶의 치열함에서 빗겨난, 사유와 성찰의 또 다른 현장이다. 난해함 없이 이만한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라고 했다.
사람은 그리움을 먹고 산다. 그리고 또 그만큼 외로움을 먹고 산다. 그러면서 나를 맹목적으로 안고 보듬어줄 내 몫의 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찾아 헤맨다. '그대가 생각날 때마다 길을 잃는다'는 그런 우리의 거울 속 모습이다. 내가 아니지만, 나인 것만 같은, 그래서 외면할 수 없는, 아리고도 정겨운 또 다른 나다.
전영관 시인은 "나는 상처와 치유를 반복하며 견딘다. 삶이 그런 거라고 내 스스로를 다독인다. 사람 하나 일어선 자리에 남아 있던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채집했다. 나의 이야기이고 그대들의 사랑이고 누군가의 추억이며 우리 주변에 서성거리는 안색이다"라고 소개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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