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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안치홍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올 시즌 초반 지독한 타격부진에 빠진 끝에 결국 지난 13일 2군으로 내려갔다. 2009년 입단 이후 시즌 중 단 한 차례(2011년) 밖에 경험하지 못한 2군행이다. 그것도 스스로 코칭스태프에게 요청해서 이뤄진 것이다. 안치홍은 지금 한 단계 더 진화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2009년 KIA에 2차 1번으로 입단한 안치홍은 곧바로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그해 올스타전에서 역대 최연소 홈런(19세 23일)을 터트리며 MVP를 차지해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안치홍의 가치는 당시 팀 사령탑이던 조범현 전 감독이 일찌감치 인정하고 있었다. 조 전 감독은 2006시즌을 끝으로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2007년 서울고에서 인스트럭터로 활동하며 후진을 양성했었는데, 그 당시 눈여겨 본 인물이 바로 2학년생 안치홍이었다. 결국 조 감독은 KIA 사령탑을 맡은 뒤 안치홍을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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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재목을 보는 눈은 어떤 감독이든 비슷하다. 조 전 감독에 이어 지난해부터 새로 팀을 맡은 선동열 감독 역시 공수주에 두루 걸친 안치홍의 자질에 큰 기대를 걸었다. 안치홍은 지난해에도 전경기 출전에 1경기 모자란 132경기에 나와 2할8푼8리 타율에 3홈런 64타점 20도루로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허덕이던 팀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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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스태프는 '금세 풀리겠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며 기다려줬다. 그러나 안치홍은 '더 이상은 안된다'는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결국 안치홍은 이순철 수석코치를 찾아가 "이대로는 안되겠습니다. 2군에 보내주십쇼"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성장통 겪는 안치홍, 시간이 약이다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에는 불안한 미래 앞에 흔들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안치홍에게도 역시 이러한 격려의 메시지가 필요한 시기다. 숨가프게 달려온 지난 4년간을 잠시 되돌아보고 새로운 성장을 위해 숨고르기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제 겨우 23살 청년이기 때문이다. 안치홍이 지금 겪고있는 시련은 젊음의 특권이자 기회일 수 있다.
그래서 KIA 코칭스태프 역시 안치홍의 2군행에 대해 느긋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선동열 감독은 "본인이 스스로 원한 2군행이니 가서 몸과 마음을 잘 추스르길 바란다"고 했다. 이 수석코치 역시 "지금의 안치홍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시기다. 이런 때에 2군에서 다시 스스로 처음부터 정리를 하면서 좋았을 때의 느낌을 되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현재로서는 코칭스태프가 딱히 나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슬럼프 탈출의 열쇠는 안치홍 스스로 쥐고 있는 셈이다. 안치홍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어찌됐든 안치홍은 'KIA의 미래'임에 틀림없다. 스스로 극복해서 다시 돌아와야만 한다.
2군에 내려간 직후 안치홍은 말했다.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다. 잠깐 휴식을 취한 뒤에 2군 경기에 나가서 감각을 되찾겠다". 사실상 기약없는 2군행이다. 안치홍의 수비의 빈자리는 박기남이나 윤완주 등이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력 역시 현재로서는 특별한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안치홍은 어찌보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신인 시절로 다시 돌아가 밑바닥부터 새로운 경쟁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팀의 주전 2루수로 4년간 활약해왔던 안치홍에게는 분명 큰 시련이다. 그러나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다면 안치홍은 이전보다 한층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성장을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안치홍이 이 시련의 기간을 잘 극복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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