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 정의 별명은 '소년장사'다. 앳된 외모를 갖고 있지만, 힘 하나만큼은 장사라는 의미에서 붙은 애칭이다. 하지만 이젠 소년장사 대신 '소년가장'이란 말을 붙여야 할 것 같다. SK 타선 살림살이를 혼자 책임지고 있다.
최 정의 활약은 기록으로 나타난다. 27일 현재 타격 4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3할3푼3리), 홈런(12개), 타점(41타점), 장타율(6할4푼) 1위다. 이뿐만 아니다. 타격 순위표에서 최 정의 이름이 없는 곳이 없다. 최다안타 공동 2위(50개), 득점 공동 3위(31점), 출루율 2위(4할4푼1리)다. 타격 다관왕이 가능한 페이스다.
문제는 이런 최 정이 '고독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SK는 올시즌 42경기서 170타점을 올렸다. 최 정이 팀 타점의 24.1%, 즉 4분의 1에 가까운 타점를 혼자 책임졌다. 심각한 '쏠림 현상'이다. 최 정을 제외하고, 팀내 타점 1위가 팀 타점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건 NC 이호준(20.5%), 넥센 박병호(17.0%)뿐이다.
앞으로도 최 정의 부담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팀내 타점 2위(28타점)인 한동민이 지난 26일 무릎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4번타자 김상현이 있지만, 최 정에 비해 타점 생산력이 다소 떨어진다.
이런 경우, 상대팀 입장에선 무서운 타자만 피해가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타격감이 좋고, 장타력을 가진 최 정을 거르고 나머지 중심타자들과 상대하는 게 편할 수밖에 없다. 잦은 볼넷은 타자에게 좋지 않다, 자칫 최 정의 놀라운 타격페이스가 흐트러질 위험성이 있다.
최 정은 올시즌 타격폼을 고정했다. 타석에서 다소 생각이 많은 최 정은 마음대로 타격이 안 될 때마다 조금씩 폼을 바꿔갔다. 하지만 최근엔 자신에게 맞는 타격폼을 찾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타격포인트를 예전보다 앞에 두면서 맞히는데 집중하는 스윙이 아닌,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는 스윙을 하고 있다. 팔로스윙 시 왼손을 자연스럽게 놓으면서 힘을 끝까지 싣는 것도 장점이다.
최 정이 '2013 프로야구 스포츠조선 테마랭킹' 5월 넷째주 타자 득점공헌도 부문에서 득점공헌지수 1.464로 1위를 차지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가 1.081로 유일하게 1.0을 넘었다.
타자가 팀 전체의 득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타자 득점공헌도는 타자의 OPS(장타율+출루율)와 득점권 타율(SP.AVG)를 합산해 평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타자의 팀내 활약도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SK의 '소년가장' 최 정이 얼마나 팀 살림살이를 책임지는지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OPS 0.897에 득점권 타율 4할6푼7리를 기록한 넥센 김민성이 득점공헌지수 1.364로 2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올시즌 넥센의 주전 3루수를 꿰찬 김민성은 하위타선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민성은 최 정처럼 장타력을 가진 타자는 아니다. 다른 타자들에 비해 OPS가 낮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면서 당당히 득점공헌도 2위에 올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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