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다나 이브랜드가 진화하고 있다.
이브랜드는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3실점하는 호투를 펼쳤다.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지난달 26일 시즌 첫 승을 따냈던 대전 삼성전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로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확실히 제구력이 인상적이었다. 이브랜드의 강점은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이다. 이날도 이브랜드는 8이닝 동안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볼넷은 한 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닝당 투구수가 15.25개로 발군의 제구력을 과시했다. 시즌 시작후 두 달만에 비로소 김응용 감독이 기대했던 선발투수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이브랜드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던 지난달 중순 "날씨가 따뜻해지면 좋아질 것"이라며 신뢰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이브랜드는 선발투수로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이며 국내 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투구폼이 흔들리지 않고 일정하게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호투의 원동력이다. 세트포지션에서는 퀵모션이 빨라 상대 주자를 효과적으로 묶고 있다. 이날 5회에는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김강민의 2루 도루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브랜드는 올시즌 15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이 부문서 삼성 밴덴헐크와 함께 전체 투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시즌초 주자의 움직임을 전혀 견제하지 못해 한 경기에 3개 이상의 도루를 허용한 적도 있다. 그러나 퀵모션이 빨라지면서 주자 견제도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부터 이날 SK전까지 4경기에서 단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두 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저지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퀵모션을 선보였다.
주자견제능력이 좋아지자 덩달아 제구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주자가 나가더라도 도루에 대한 두려움 없이 피칭을 하면 타자에 집중하게 되고 제구력도 안정적으로 변하게 돼 있다. 4사구 허용이 현저히 줄었고, 3할대를 웃돌던 피안타율도 이날 경기를 통해 올시즌 처음으로 2할대(0.292)로 떨어졌다. 최근 3경기 피안타율은 2할2푼2리다.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올시즌 피홈런이 한 개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현재 규정이닝을 넘긴 29명의 투수중 피홈런이 이브랜드보다 적은 투수는 넥센 나이트 한 명 밖에 없다.
이브랜드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기복을 줄이는 일이다. 게임 또는 이닝마다 들쭉날쭉한 모습은 여전하다. 이날 SK전에서도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4회 2사후 연속 4안타를 맞고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들쭉날쭉한 피칭은 과도한 승부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안타 한 두 개를 맞고 난 후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이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 이브랜드는 얼굴 표정에서 심리상태가 드러나는 스타일이다. 포수 또는 코칭스태프도 이를 도와줘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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