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상삼은 "운이 좋았다"고 했다.
12일 잠실 SK전에서 1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단순한 1세이브가 아니다.
두산의 6연패를 끊었다. 블랙 수요일(수요일 경기 9전 전패)의 사슬도 끊었다. 게다가 올 시즌 두산은 중간계투 및 마무리가 불안했다.
홍상삼은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맞은 뼈아픈 경험도 있다.
이런 우여곡절을 딛고 만들어낸 세이브다.
13일 경기 전 그는 평상시와 다름이 없었다.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 뒤 첫 세이브. 그러나 그는 "운이 좋았던 거죠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의 배짱은 이미 소문이 나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 희생양이 홍상삼이다.
하지만 그는 전혀 충격받지 않았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잘 알고 있다. "홍상삼은 그 정도로 충격받진 않는다"고 할 정도다.
실제 그랬다. '다른 선수같으면 트라우마도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자 그는 "저는 그렇지 않은데요"라고 했다. '정말 괜찮았냐'고 묻자 "그냥 속상하긴 했는데, 하룻밤 지나고 나니까 덤덤했다"라고 덧붙였다.
시즌 전 부상을 입은 그는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때문에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150㎞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포크볼, 그리고 커브가 좋은 선수. 하지만 제구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훈련량이 충분치 않아 컨트롤을 잡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우리 마무리는 홍상삼"이라고 했다.
마무리를 하기에는 가장 좋은 구위와 배짱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그는 여전히 완전치 않다. "아직 70% 정도의 컨디션"이라고 했다. 제구력 불안은 자신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공이 좀 몰려도 구위만 좋으면 파울이 된다. 그러면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라며 "구위만 올라오면 제구력은 자연스럽게 잡힐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구위가 완벽히 올라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에서 맞은 홈런도 구위만 좋았다면 파울이 될 수 있었던 타구"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그의 구위를 100% 올리는 것이다.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홍상삼은 타고난 배짱을 가졌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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