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실험이다.
FC서울이 30년간 이어져 온 관행을 깼다. 홈경기 전날 합숙 시스템을 폐지했다. 1984년 K-리그에 참가한 서울은 그동안 홈경기에 대비, 전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1박을 하면서 결전을 준비했다. 단체 생활을 통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집중력 상승이 목적이었다. 대다수의 K-리그 클래식 팀들도 합숙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 구단의 경우 홈경기를 앞두고 합숙을 하는 구단이 많지 않다.
순기능도 있었지만, 역기능도 존재했다. 호텔에 갇혀 있다보니 지루해 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컨디션 관리에 독이 된다는 의견이 꽤 있었다. 틀을 바꾸었다. 폐지의 이유는 명료하다. 프로선수들에게 프로다운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편 그에 따른 책임감도 함께 강화시키겠다는 의도다.
검증 기간도 거쳤다. 서울은 지난달 8일 연세대와의 FA컵 32강전(3대0 승), 1일 K-리그 클래식 전남전(3대0 승)에서 합숙없이 일전을 치렀다. 경기 당일 집합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자율과 책임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선수단 설문 조사도 실시했다. 대부분이 합숙을 반대하는 데 한 표를 행사했고, 최용수 감독이 'OK 사인'을 내렸다. 최 감독도 지난해부터 합숙의 실효성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왔다.
합숙 폐지의 효과는 또 있다. 탄력적 재정 운용도 가능하다. 서울은 매 홈경기시 1박에 약 800만원을 지출한다. 올시즌 서울은 정규리그에서 12차례의 홈 경기가 더 남았다. 1억원에 가까운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합숙 자금을 향후 선수 영입이나 수당 지급 등으로 돌릴 수 있다.
최 감독은 "프로 선수에게는 몇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명확한 목표 설정, 철저한 준비와 노력, 자기 희생, 책임감이 갖춰져야만 진정한 프로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시행해왔던 경기 전 합숙시스템도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미 선수들 스스로도 자신에 맞는 최적의 방식으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숙을 통해 얻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자체 판단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합숙 시스템 폐지, 효과가 클 경우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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