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6월 불운이었다.
LA 다저스의 '괴물' 류현진(27)이 또 한번 호투하고도 수비 불안 속에 시즌 7승 달성을 눈 앞에서 놓쳤다. 류현진은 6월 3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7이닝 7피안타(2피홈런)로 2실점하고 3-2로 앞선 7회말 타석 때 교체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3-2로 앞선 9회 불펜진이 외야수 수비 실책 2개로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다. 마무리 켈리 젠슨이 선두타자 영에게 우익선상 안타를 맞았는데, 우익수 푸이그가 서두르다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하며 무사 2루. 어틀리의 진루타로 1사 3루에서 롤린스가 짧은 중견수 플라이를 날렸다. 다저스 중견수 켐프의 강한 어깨를 의식한 3루주자 영은 홈 쇄도를 포기했지만 켐프의 송구가 옆으로 크게 빗나가는 사이에 뒤늦게 홈을 밟았다. 류현진의 승리가 아웃카운트 딱 하나를 남겨 두고 날아가는 순간.
이로써 류현진은 6월 한달 동안 전경기(5게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가벼운 부상으로 등판을 한차례 거른 이후 5경기째 무승. 류현진은 5월까지 승승장구했다. 11경기서 6승(2패)을 거두며 전반기 10승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6월 들어 5경기에서 33⅓이닝 동안 10실점(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하고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패를 기록했다. 8일 애틀랜타전 7⅔이닝 1실점, 25일 샌프란시스코전 6⅔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유독 에이스급 상대 투수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탓도 있다.
시즌 절반을 향해 가는 시점. 이런 불운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기대했던 시즌 15승 달성은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상대적으로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 등과 펼치고 있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본격적인 무더위 속 여름 체력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는 시점.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야구인들은 입을 모아 "승수 쌓기가 계속 아깝게 실패할 경우 상실감에 피칭밸런스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 그게 바로 투수"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멘탈 갑'인 류현진이지만 그도 사람이다. 수비와 불펜, 타선이 이렇게 긴 침묵을 지킬 경우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저스는 동점을 허용한 직후인 9회말 1사 1,2루에서 터진 A.J.엘리스의 끝내기 적시타로 4대3으로 승리했다. 팀승리의 기쁨 속에서도 류현진 개인으로선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결과.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93마일(150㎞). 6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반면 볼넷은 3개였다. 투구수 108개 중 스트라이크는 66개(61%). 시즌 13번째 퀄리티 스타트. 2.85이던 평균자책점은 2.83으로 조금 낮아졌다. 류현진은 '우상' 클리프 리와의 불꽃 튀는 좌완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리도 7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섞어 4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1회 선두 타자 마이클 영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히지만 2번 체이스 어틀리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76마일(약 122㎞)짜리 몸쪽 커브가 살짝 높았다. 지미 롤린스를 체인지업으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2사를 만든 류현진은 도미닉 브라운에게 다시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델몬 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마쳤다. 부상자들이 돌아온 다저스 타선은 1회부터 류현진을 도왔다. 실점 직후인 1회말 헨리 라이메즈가 필라델피아 좌완 선발 클리프 리로부터 역전 중월 쓰리런 홈런으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2회 1사 후 벤 리비어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루이스와 리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어틀리 벽을 넘지 못했다. 1사 후 어틀리에게 몸쪽 89마일(약 143㎞) 직구를 던졌다가 또 다시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1경기에서 홈런 2개를 허용한 것은 지난 4월21일 볼티모어전 이후 시즌 2번째다.
3-2로 앞선 4회 위기를 맞았다. 선두 델몬 영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1사 후 벤 리비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2루. 하지만 또 다시 루이스와 리를 범타로 처리하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5회에도 2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어틀리를 상대로는 세번째 맞대결만에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6회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선두 델몬 영을 다시 선두 타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후속 메이베리에게 90마일(145㎞)짜리 패스트볼로 투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리비어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하며 2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루이스를 고의 4구로 거른 뒤 투수 리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7회 1~3번을 상대로 깔끔하게 삼자 범퇴를 유도하며 마지막 이닝을 마쳤다. 다저스 타선은 4회 무사만루 찬스를 이날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었던 엘리스의 병살로 무산시키는 등 추가 득점 실패로 큰 부담을 류현진에게 안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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