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
무명의 신예들로 구성된 이광종호가 터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8강에 올랐다. 2009년 '홍명보 아이들'에 이어 4년 만의 8강행이다.
상대는 이라크다. 1승만 더 챙기면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0년 만에 4강 진출의 대위업을 달성한다.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은 성인월드컵,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과 함께 FIFA가 주관하는 3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다. 각 대륙별 예선을 거쳐 24개팀이 본선에 올라 최고의 팀을 가린다. 마르코 판바스텐(네덜란드)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티에리 앙리(프랑스), 호나우디뉴, 카카(이상 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 하비에르 사비올라,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게로(이상 아르헨티나) 이니에스타(스페인) 등이 이 대회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의 청소년월드컵 도전사는 울분과 눈물, 땀, 좌절, 재기, 희망이 어우러진 한 편의 드라마였다. 1977년부터 격년제로 18차례 열린 청소년월드컵에서 한국이 본선무대를 밟은 것은 12차례다. 터키 대회가 13번째다. 역시 가장 큰 환희는 1983년 멕시코대회의 4강 신화다.
한국은 1979년 일본에서 열린 2회 대회(16개팀 참가)에 첫 출전해 1승1무1패를 기록,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순호가 활약한 1981년 호주대회에서는 이탈리아를 4대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루마니아와 브라질에 연패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역사 속에 찬란하게 남아 있는 1983년 멕시코 대회가 도래했다. 박종환 감독은 김종부 신연호 김종건 등을 이끌고 장도에 올랐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코틀랜드에 0대2로 패했다.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기적을 위한 서곡이었다. 멕시코와 호주를 각각 2대1로 연파하고 8강에 오른 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마저 2대1로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비록 4강전에서 브라질에 1대2로 석패했지만 '멕시코 4강 신화'는 한국 축구가 세계의 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낭보였다.
1991년에는 최초의 남북 단일팀이 구성돼 포르투갈로 향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북한 조인철의 결승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8강에 올랐다. 그러나 브라질에게 1대5로 완패하며 쓸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1993년 호주 대회부터 10년간은 암흑기였다. 아시아지역 예선과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때부터 본선 출전국이 24개팀을 늘어나 16강전이 새롭게 생겼다. 2003년 UAE(아랍에미리트) 대회에서 반전이 있었다.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숙적 일본에게 연장 접전끝에 1대2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박주영 백지훈 등이 출격한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7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2무1패를 기록, 16강 진출에 2% 부족했다. 2009년에는 홍명보호가 이집트 대회에서 환희를 연출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전에서 파라과이를 3대0으로 완파했다. 8강전에서 가나에 2대3으로 아깝게 패했지만, 구자철 김보경 윤석영 김영권 홍정호 등이 새롭게 한국 축구에 등장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이룩한 사상 첫 축구 동메달의 초석이었다. 2011년 콜롬비아 대회에서는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스페인과 연장 접전 끝에 득점없이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6-7로 패했다.
터키에서 새로운 신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지가 목전이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7일 자정(한국시각) 이라크와 8강전을 치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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