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신의 이 남자는 섬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3년 전 첫번째 아이 니콜라스를 일본에서 낳았다. 3월에는 원하던 예쁜 공주님을 낳았다. 둘째딸 레베카가 태어난 곳은 그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제주도다. 제주의 신병기 페드로 이야기다.
페드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페드로는 6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5월 26일 서울전에 이어 시즌 두번째 해트트릭이다. 페드로는 13골로 이동국(전북·10골)을 제치고 득점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제주는 최근 외국인선수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네코, 자일, 산토스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두고는 우려가 많았다. 재계약을 준비했던 자일과 산토스가 한꺼번에 이탈했다. 팀의 핵심선수가 2명이나 빠진 제주는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제주는 선두권을 유지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드로가 선전의 중심에 있다.
페드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최전방, 섀도 스트라이커, 좌우날개 등 공격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페드로는 시즌 초반 서동현, 마라냥 등 스트라이커들이 부상으로 신음하자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자신의 주포지션이 아니었음에도 득점포를 이어갔다. 주축 공격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자 가장 자신있는 섀도 스트라이커와 측면 자리에서 뛰게됐다. 페드로는 물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작 페드로는 포지션은 상관없다는 눈치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안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느 자리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고 기용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드로는 그렇게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2007년부터 4년간 J-리그에서 12골에 그쳤다. 반시즌만에 일본에서 기록한 골수를 넘어섰다. 페드로는 "오미야 아르디자와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뛰던 초반에는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이후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는데 팀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페이스가 좋았다. 갈수록 골 결정력이 좋아지고 있다. 제주에서도 계속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팀과의 궁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에 오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기대만큼 활약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페드로의 또 다른 장점은 인성이다. 제주는 실력은 최고지만 성격이 좋지 않은 자일을 컨트롤하는데 애를 먹었다. 페드로는 다르다. 그는 일본에서 4년간 선수 생활을 하며 아시아문화를 확실히 익혔다. 나보다는 동료가 먼저다. 박경훈 감독은 "인성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만난 외국인 선수 중 최고다. 인사도 잘하고 동료들과도 잘 지낼려고 노력한다. 개인 훈련 때도 외국인선수끼리가 아니라 토종 선수들을 불러서 함께 하자고 할 정도"라고 했다. 한국적응도 빠르다.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의외로 공기밥이다. 한국의 쌀맛이 너무 좋다며 웃는다.
그가 빨리 아시아무대에 적응하고, 악착같이 뛰는 데는 가족의 도움이 크다. 페드로는 "가족들이 한국에 오면서 마치 고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제주의 환경과 인프라 모두 만족스럽다. 코칭스태프, 동료, 구단 프런트 모두 잘해준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좋아한다"라고 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중요하지 않다. 내겐 팀이 우선이다.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팀 목표를 위해 온 힘을 다하다보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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