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먹을 불끈 쥔 황선홍 포항 감독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포항은 1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성남과의 2013년 FA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FA컵 정상에 올랐던 포항은 2년 연속 왕좌 등극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성남의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전반 10분 김동섭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철통수비로 포항의 발을 묶었다. 후반 13분 터진 노병준의 프리킥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90분 내에 승부가 갈릴 수도 있었다. 승부차기에서는 신화용의 선방과 성남의 실축이 겹치면서 승리를 안기에 이르렀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기는 게 목표였다. 후반전에 승부를 거는 쪽을 염두에 둔 게 승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장전으로 갈 것이라고 어느 정도 생각은 했다"면서 "힘들게 경기를 했다"고 웃었다.
짜릿한 승리를 안았지만, 걱정은 한가득이다. 이틀을 쉬고 치르는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성남과 같은 장소에서 리턴매치를 갖는다. 1주일 가까이 원정 생활을 하면서 여러 모로 신경이 쓰이는 판에 승부차기 혈투를 치렀으니 걱정이 될 만하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체력 부담은) 상대도 똑같은 입장"이라면서 "선수들이 오늘처럼만 끈기있는 경기를 해준다면 (승리를) 못할 것도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리그와 FA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성공을 다짐했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이 묻어 있다. 그는 "항상 ACL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그 뿐만 아니라) FA컵도 소홀히 하기가 힘들다"며 "이왕 8강까지 왔으니 앞으로 전력투구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성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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