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가 소현경 작가를 위해 홈런포를 날려줄 수 있을까?
시청률 제조기로 통하는 소현경 작가가 KBS2 '내 딸 서영이' 종영 이후 5개월 만에 MBC 새 수목극 '투윅스'로 돌아온다. 소 작가는 시청률 50%에 육박한 '내 딸 서영이'와 SBS '찬란한 유산'을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렸고, '검사 프린세스'와 '49일'로 안방극장에 안타를 날렸다.
이번에 소 작가를 위해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바로 이준기다. 이준기는 이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 장태산 역을 맡았다. 아무 의미 없는 인생을 살아왔지만 백혈병에 걸려 죽어가는 딸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그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남몰래 장태산의 딸을 낳아 키워온 서인혜 역은 박하선이 맡았다.
31일 오후 서울 논현동 컨벤션헤리츠에서 열린 '투윅스' 제작발표회에서 이준기는 거친 액션과 감정선을 오가야 하는 촬영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과 폭력조직의 추적을 피해 숨어다니는 장태산을 연기하기 위해 이준기는 흙에 파묻히는 고난도 촬영도 감행했다고 한다. 그는 "죽기 직전의 두려움을 느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새로운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준기는 "결혼이나 아이는 상상조차 못하는 나이에 딸의 존재와 그 딸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더라"며 "장태산의 감정에 몰입하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의 '부작용'도 있다. 장태산의 딸 서수진 역을 맡은 아역배우 이채미에게 부성애를 느끼게 됐다는 것.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준기는 "언제 어떤 인연으로 내 딸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극에 몰입하다 보니 자꾸만 실제 상황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면서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결혼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부모님은 돈을 많이 벌고 결혼하라고 하시는데 30대에 접어들면서 확실히 결혼 생각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박하선은 영화 '영도다리'에서 미혼모를 연기한 경험이 있어서 이준기보다는 한결 노련해보였다. 박하선은 "아이가 내 갈비뼈 같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하려고 한다"며 "내가 놓치는 감정은 감독님이 자신의 경험담을 살려서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장태산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조폭 출신 사업가 문일석 역은 조민기가 맡았다. 조민기는 "아름다운 배우들을 고생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악역은 위험하지만 진실한 역이기도 하다. 사람에겐 누구나 선과 악이 있지 않나. 명분을 갖고 연기하려고 해도 고통받는 인물들을 보며 시청자들은 악역에 대해 혀를 찰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치적이지 않은 악역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민기가 까다로운 안목으로 '투윅스'의 악역을 선택했듯, 김혜옥도 소현경 작가가 그려내는 캐릭터에 매료돼 '내 딸 서영이' 이후 또 한번 작품에 합류했다. 극에서 탐욕스러운 속내를 숨긴 3선 국회의원 조서희 역을 맡은 김혜옥은 "악역이라 해도 그냥 흘러가는 인물이 하나도 없다. 모두에게 저마다 사연과 타당성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소현경 작가의 작품은 굉장히 인간적이고 대사에 철학이 묻어 있다. 버릴 대사가 하나도 없이 엑기스만 있어서 대사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무게감이 있어서 함부로 대사를 뱉을 수가 없다"고 극찬했다. 또 "그런 강점들이 나랑 잘 맞아서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며 "소현경 작가의 작품을 통해 나도 성숙해졌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투윅스'는 극의 내용과 설정 면에서 '추적자-더 체이서'나 '천명'과 비교할 여지가 많아 보였다. 이에 대한 질문에 이준기는 "손현주 선배님의 내공과 아우라는 따라갈 수가 없다"며 "나만의 새로운 인물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투윅스'는 '여왕의 교실' 후속으로 8월 7일 첫 방송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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