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을 달리는 팀. 공통점이 있다. 상처 치유능력이 뛰어나다. 부상과 부진에 의한 공백. 팀 전력에 난 생채기다. 덧나지 않을까 걱정할 때 기가 막힌 치료제가 등장한다. 대체 요원이 소리 없이 임무를 메운다. 올시즌 LG야구가 꼭 그렇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뉴 페이스가 등장한다. LG의 가장 큰 우려는 주키치의 부진과 현재윤의 부상이었다. '안방마님' 현재윤의 2차 골절상은 팀에 큰 위기를 가져올 뻔 했다. '준비된 포수' 윤요섭이 없었다면…. 지난 오프 시즌 인사이드워크와 블로킹 등 수비 능력 향상에 구슬땀을 흘린 보람이 있었다. 주춤했던 공격력까지 최근 살아날 조짐이라 코칭스태프의 기쁨이 두배.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전을 앞두고 LG 덕아웃의 관심사는 이틀 전 삼성전에서 8회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투런포(시즌 1호)를 날린 윤요섭에게 집중됐다. LG 김기태 감독은 윤요섭을 불러 "맞았냐, 때렸냐?"고 물었다. 웃으며 "맞았다"고 답하자 김 감독은 "감 잡았냐?"고 물었다. 윤요섭은 이번에는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타격감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한방을 갖춘 윤요섭이 살아날 경우 하위 타선의 핵이 될 전망. 피해갈 곳 없는 지뢰밭 타선이 완성되는 셈. 수비 공백만 잘 메워줘도 고마운 상황에 공격까지 힘을 보태면 그야말로 업고 다닐 판이다.
좌완 신재웅은 LG 선발진의 상처치유제였다. 주키치의 공백 속에 자칫 삐걱거릴 뻔 했던 로테이션에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6이닝 5피안타 1실점)에 이어 6일 NC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2경기 연속 눈부신 호투를 이어갔다. 상대 원-투 펀치 중 하나인 에릭과의 맞대결 승리라 의미가 두배. 고무적인 사실은 2경기 모두 4사구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 두산전 6이닝 86개, NC전 5이닝 68개의 알뜰한 투구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고향 마산에서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친 역투를 발판으로 신재웅은 5선발 굳히기에 나섰다. 신재웅의 재발견. 여러모로 반갑다. 신재웅은 선발진에 다양성을 입힐 수 있는 좌완 카드. 주키치의 부진 이탈로 LG 선발진에는 왼손 투수가 없었다. 가뜩이나 잠수함이 2명이나 되기 때문에 좌완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재웅의 호투로 주키치 콜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밸런스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셈. 신재웅은 "제구를 낮게 가져가는데 신경을 많이 썼는데 변화구가 잘 들어가 쉽게 승부할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꼭 필요한 시점에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윤요섭과 신재웅. 효과 만점의 상처치유제 덕분에 LG는 건강한 모습으로 4강을 넘어 더 큰 목표를 향해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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