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와 높은 습도는 역시 버티기 힘든 장애물이다.
9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 SK의 경기. 넥센 강윤구와 SK 세든, 양팀 선발투수들이 중반까지 호투를 하다 6회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난조를 보이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두 투수 모두 초반 신들린 듯한 피칭을 했지만, 나란히 5⅔이닝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강윤구는 4회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펼치다 5회 2사후 SK 정근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처음으로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강윤구는 다음 타자 조동화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강윤구는 팀이 1-0으로 앞선 6회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1사후 박정권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이재원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며 1,3루에 몰린 강윤구는 김강민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안정감을 잃은 강윤구는 계속된 2사 1루서 김상현에게 초구 143㎞ 직구를 한복판 낮게 던지다 중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초구 직구를 노리고 있었던 듯 김상현은 힘을 잔뜩 실어 제대로 방망이를 돌렸다. 전세는 1-3으로 뒤집어졌고, 강윤구는 박진만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마운드를 송신영에게 넘겼다. 사실 강윤구는 5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기는 했지만,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제구력은 썩 좋지 못했다. 5회까지의 투구수가 81개에 이르렀다. 5⅔이닝 4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
세든도 마찬가지였다. 3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간 세든은 4회 1사후 이택근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내줬다. 5회에도 안타와 볼넷을 한 개씩 내주기는 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으며 안정감 넘치는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투구수 80개가 가까워진 6회 난조를 보이며 재역전을 허용했다. 1사후 김지수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세든은 수비 실책까지 겹쳐 1사 2루에 몰렸다. 이어 이택근을 중견수플라이로 잘 잡았으나,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강정호와 맞서 8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 좌중월 스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스코어는 3-4로 뒤집어졌다. 김민성을 좌중간 안타로 내보낸 세든은 유한준을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진 뒤 윤길현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5⅔이닝 6안타 4볼넷 2탈삼진 4실점.
둘 모두 6회 갑작스럽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날 서울은 낮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치솟았고, 해가 진 뒤에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계속됐다. 낮 동안 뜨거워진 그라운드의 열기가 경기 내내 계속해서 올라왔다. 두 투수 모두 투구수 80개 전후를 지나면서 제구력과 공끝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결국 상대 팀을 대표하는 거포에게 각각 결정적인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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