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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의 이득춘 감독은 2013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의 성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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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복식(엄혜원-장예나) 은메달을 비롯해 남자복식(김기정-김사랑), 혼합복식(신백철-엄혜원), 여자단식(배연주) 동메달 등 총 4개 종목에서 은 1개, 동 3개를 수확했다. 지난 2003년 혼합복식(김동문-라경민) 금메달, 남자단식(손승모) 동메달 이후 최고 성과다. 5개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95년(여복 금, 남단 은, 여단·남복 동) 이후 18년 만이다. 당초 한국이 남자복식 결승 진출, 여자단식과 여자복식 4강 진출을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도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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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번에 의미있는 기록도 달성했다. 여자복식의 엄혜원-장예나는 한국의 이 대회 출전 사상 14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고, 여자단식 배연주는 18년 만에 동메달 역사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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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이제 한국 배드민턴이 이용대만 바라보고 가야 할 시기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한국 배드민턴 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스타다. 이번에 고성현과의 남자복식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이용대-고성현 중심의 배드민턴 판도가 경쟁 체제를 맞이한 것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 메달 수확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2인자'들이었다. 여자복식 엄혜원-장예나는 사실 김하나-정경은의 그늘에 가려 있었고, 남자복식 김기정-김사랑 역시 막강 에이스 이용대-고성현에 밀려 있었다. 여자단식 배연주 또한 1년 후배인 성지현(22)보다 관심의 대상에서 멀었던 게 사실이다. 당연히 이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메달권에 들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2인자'의 설움을 딛고 보란듯이 에이스 대열에 올랐다. 이 감독은 이 대목에서 흡족한 것이다. 이 감독은 "보통 배드민턴 대표팀에서는 종목별로 3명(3개조)씩이 내부 경쟁을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기존 에이스보다 젊은 유망주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한국 배드민턴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탄탄하게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세월은 흐르고, 에이스는 매너리즘에 빠져 자칫 나태해질 수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내부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서는 '2인자'들이 있으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 20년간 주니어대표팀을 이끌다가 성인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3개월밖에 안된 이 감독이 바랐던 그림이다. 이 감독은 "앞으로 더 젊은 유망주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해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상을 길게 끌고가겠다"면서 "이번 대회가 낙관적인 미래를 보여준 모범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채찍이 통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 감독의 마음을 특히 짠하게 만든 선수가 있다. 여자단식 배연주와 여자복식 장예나다. 이들은 이 감독이 일부러 채찍을 휘둘렀던 선수들이다.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대표팀에 부임한 지 1개월 만에 배연주와 면담하면서 "그런 식으로 운동할거면 대표팀에서 나가라"고 '사형선고'를 내렸다. 주니어대표 시절부터 배연주를 잘 알고 있었던 이 감독은 성지현에 밀려 의기소침한 나머지 운동 기량도 크게 저하된 배연주에게 자극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연주는 울면서 매달렸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이 감독은 배연주와 약속을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뭔가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결국 배연주는 예상 밖의 은메달 '사고'를 쳤다. 배연주는 경기가 끝난 뒤 이 감독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믿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이 감독은 "아니다. 약속을 지켜줘서 오히려 내가 고맙다"고 화답했다. 장예나도 비슷한 케이스다. 이 감독은 지난 5월 세계혼합단체전선수권대회에서 장예나를 대표팀 선수단에 데리고 갔지만 한 경기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배연주가 아닌 다른 선수의 승리 확률이 높기도 했지만 독을 품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가 하면 이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45일 동안 대표팀을 혹독하게 돌렸다. 으레 선수촌에서 매주 주말에는 외박을 허용한다.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단은 물론 코칭스태프에게까지 외박 금지령을 내리고 훈련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훈련을 빼주는 게 유일한 휴식이었다. 세계선수권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각종 오픈대회에서 평균작 성적에 만족하는 선수들의 정신상태를 개조시키려고 그랬단다. 이 감독은 "역시 운동 선수에게는 맹훈련말고는 답이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동안 가혹하게 다룬 게 미안했다"면서 "귀국하면 3박4일 휴가를 주겠다"며 웃었다.
광저우(중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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