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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박지훈, KIA의 희망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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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삼성의 2013 프로야구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1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KIA 박지훈.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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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No'라고 할때, 그들은 온 몸으로 'Not yet(아직 아니야)'라고 부르짖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 이후에는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 한 희망 한조각은 나타난 셈이다. KIA의 젊은 좌우 불펜 심동섭과 박지훈이 시즌 막판 '희망'이라는 이름의 공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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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현주소는 암울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도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 가능성이 매우 크다. 12일 현재 KIA는 87경기를 치러 41승44패2무(승률 0.482)로 6위에 머물러 있다. 4위 넥센(48승41패2무)과는 5경기 차이가 난다. 또 7위 SK(41승45패2무)과는 불과 0.5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아 향후 전적에 따라 6위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아직 4강 복귀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볼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KIA의 4강 복귀 가능성에 대해 힘겹게 'No'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KIA 선수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실낱같은 가능성일지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는 자세다. 그래서 '4강 복귀 불가론'에 대해 KIA 선수단은 한결같이 'Not yet(아직 아니다)'이라고 외치고 있다.
◇KIA 좌완 필승조 심동섭이 지난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특히 젊은 선수들일수록 이러한 패기가 강하게 살아있다. 11일 광주구장에서 삼성에 역전승을 거두며 지긋지긋한 '대 삼성전 11연패'를 벗어난 것이 좋은 사례다. 이 경기에서 KIA는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는 외야수 이종환의 동점타와 시즌 내내 부진에 빠져있던 안치홍의 8회말 역전 득점에 힘입어 삼성을 6대5로 꺾었다. 젊고 패기가 살아있는 선수들의 투지가 경기의 양상을 변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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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희망적인 것은 올 시즌 내내 KIA를 괴롭혔던 불펜과 마무리의 앙상블이 모처럼 조화롭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선발 소사에 이어 7회 1사 후부터 등판한 심동섭과 박지훈, 그리고 1점차로 앞선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 때 등장한 마무리 윤석민의 연결구조는 이전까지의 KIA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깔끔했다. 팀을 위해 시즌 막판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윤석민의 1이닝 무실점 세이브는 사실 윤석민의 관록과 경험에 비춰보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장면은 그에 앞서 1⅔이닝을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으며 역전승의 기반을 마련한 심동섭과 박지훈의 필승 계투다.

좌완 심동섭은 5-5 동점이던 7회초 1사 1루 때 선발 소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에 신승현 최향남 송은범 등 많은 베테랑 필승조가 있었지만, KIA 선동열 감독은 상대타자가 좌타자 박한이라는 점 때문에 심동섭을 먼저 냈다. 물론 좌투수라는 메리트 외에 구위나 컨디션의 측면에서도 심동섭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결국 심동섭은 박한이를 6구만에 스탠딩 삼진으로 잡아냈고, 동시에 2루 도루를 시도하던 1루주자 배영섭마저 2루에서 태그아웃되면서 간단히 7회가 끝났다. 삼성의 추격 기세를 저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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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의 호투는 계속 이어졌다. 8회에도 첫타자 최형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심동섭은 후속 이승엽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채태인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강한 배짱을 보이며 정면승부를 택한 결과다.

그 뒤를 이은 박지훈도 2사 1루에서 박석민을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공 3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존 코너에서 놀았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던지기 힘든 코스들이다. 결과적으로 박지훈은 1타자를 잡고 승리투수가 됐다. '운이 좋았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지만, 박석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KIA가 얻은 승리에 대한 확신의 크기를 감안하면 박지훈도 심동섭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어깨를 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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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과 심동섭은 지금의 모습도 뛰어나지만, 분명히 미래가 더 기대되는 재목들이다. 향후 성장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잘만 큰다면 마치 삼성의 우완 안지만-좌완 권 혁과 같은 필승조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들이 11일 삼성전에서 보여준 호투는 그런 의미에서 팀에 희망을 안겨주는 신호탄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더불어 KIA의 '4강 복귀'에 대한 작은 희망을 다시금 살려준 장면이다. 팀의 '4강 복귀' 성패와 별도로 심동섭과 박지훈의 행보는 충분히 지켜볼 만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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