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 강산만 바뀌는 게 아니다. 가치관도 달라진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몸을 던진다는 말이 최근 들어 어색하다. 대표팀에서의 개인주의가 종종 도마에 오르곤 한다. 세대 차이보다는 책임감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남자 핸드볼은 대표선수의 사명감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헝가리 부다요시에서 진행 중인 제5회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청소년선수권(19세 이하)에 출전한 선수들의 솔선수범에 남자청소년대표팀에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11일(한국시각) 카타르에 패한 뒤 분위기는 예상과 딴판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숙소에 들어가던 선수들과는 달랐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반성하자'며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일부 선수들은 전력분석관이 녹화해 온 카타르전 비디오를 빌려 늦은 시간까지 자신의 플레이를 점검했다. 휴식일이었던 12일에는 선수 대부분이 개인 훈련 뿐만 아니라 호텔 로비에 놓인 TV에서 중계되는 예선 B조 상대팀 경기를 지켜보며 전력을 탐색하기도 했다.
개인주의 속에 매 경기를 치르는데 급급한 세태 속에 남자 청소년대표팀의 자율적인 집중 분위기는 신선하기만 하다. 신세대 답지 않은 진지함과 열정이 담겨 있다. 김기성 감독의 말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오랜기간 함께 태극마크를 달던 선수들이다. 사실 기량은 상대국보다 떨어질 지 몰라도 인성 만큼은 최고다." 길만 짚어줄 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카타르전 패배로 자신감 하락을 우려했던 대표팀 관계자들이 머쓱할 정도다.
결과로 말하는 게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하지만 결과를 만들어 가는 내용 또한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청소년대표팀은 노력과 투혼의 정신을 일깨웠다.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편, 한국은 13일 헝가리 부다요시 스포츠홀에서 스웨덴과 예선 B조 2차전을 갖는다.
부다페스트(헝가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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