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판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야구는 흐름이다"는 이야기이다. 점수를 뽑아줘야할 시점에서 득점에 실패하거나, 유리한 분위기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힘을 써보지 못하고 무너질 때가 많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말이다.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롯데전. 2연패 중인 두산, 3연패 중이던 롯데 모두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롯데는 4회말 3루수 황재균의 어이없는 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두산 선두타자 이원석이 때린 공이 황재균 앞에서 원바운드가 됐다. 황재균이 이 공을 잡지 못했고, 타구는 좌익수쪽으로 흘러갔다. 누가봐도 2루타성 타구. 그런데 타자주자인 이원석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다. 3루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뛴 것이다. 롯데 좌익수 정보명이 이원석이 때린 공을 잡았지만 3루수 황재균은 베이스를 비우고 무엇인가에 홀린 듯 파울라인에서 관객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덕아웃의 롯데 코칭스태프는 이 장면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
0-1로 뒤진 가운데 무사 3루. 두산은 이어진 1사 3루에서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달아났다. 호투하고 있던 롯데 선발 옥스프링으로선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에도 아쉬운 수비가 있었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황재균의 어이없는 플레이는 이어진 5회초 두산 2루수 오재원의 호수비와 대조가 됐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롯데 강민호가 때린 공이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날아갔다. 그런데 두산 2루수 오재원이 2루 뒤로 달려가 글러브로 걷어냈고, 1루로 송구해 간발의 차로 아웃을 시켰다. 군더더기 동작이 있었다면 세이프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롯데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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