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짜릿한' 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하는 1점차 승부. 한 팀에는 안도의 한숨, 다른 한 팀에는 회한의 한숨은 안겨주는 게 1점차 승부다. 당사자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짜릿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재미있는 경기로 기억될 수 있다. 승패를 단순명료하게 보여주는 숫자 '1' 이면에는 적지않은 사연이 숨어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선수가 최선의 플레이를 해줬는지, 혹은 감독은 경기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시의적절하게 조치를 취했는지 등 상황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팀이 갖고 있는 총체적 전력이 반영돼 있다. 물론, 때때로 뜻하지 않은 변수가 끼어들기도 하지만. 과정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프로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승이고, 승리다. 강한 팀이 1점차 승부에서 강하고, 1점차 승부에서 힘을 낸 팀이 강한 팀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13일과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전 두 경기를 모두 1점차로 내줬다. 두 경기 모두 비슷한 과정을 거쳐 롯데의 패배로 끝났다. 13일에는 0-2로 뒤지다가 8회초 2-2 동점을 만들었는데, 8회말 바로 1점을 내주고 2대3으로 고개를 떨궜다. 14일에는 4-5로 끌려가다가 8회초 6-5로 역전했지만, 8회말 2점을 내주고 6대7로 역전패했다.
롯데는 이번 시즌 1점차 경기를 가장 많이 한 팀이다. 14일 현재 91경기를 치러 45승2무44패, 승률 5할6리를 기록하고 있는데, 전체 경기의 3분의 1인 32경기가 1점차 게임이었다. 1점차 박빙의 승부에서 19승13패, 승률 5할9푼4리. 시즌 승률보다 높으니 1점차 경기에서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다. 5연패 중인 롯데는 최근 3경기에서 모두 1점차로 졌다. 피말리는 4강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올시즌 1점차 승부가 가장 많았던 매치는 롯데-한화전. 8번의 1점차 경기에서 롯데가 7승을 거두며 한화를 압도했다. 최약체 한화전에서의 선전이 1점차 경기의 승률을 높인 셈이다. 반면, 롯데는 SK와의 7차례 1점차 경기에서 3승4패로 밀렸다.
여러가지 요인이 1점 경기를 불러오지만, 두산-롯데전에서 나타난 것 처럼 불펜 불안의 영향이 크다.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끌어가지 못하다보니, 경기 후반에 앞서더라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투수교체 타이밍이 승패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타선의 집중력도 중요하다. 일시적으로 우위를 점한다고 해도 공격에서 확실하게 상대를 누르지 못하면 역습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1점차 경기 패배는 선수단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전반기 승승장구하던 히어로즈의 추락도 1점차 경기 부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히어로즈는 이번 시즌 23번의 1점차 경기에서 10승13패(승률 4할3푼5리)를 기록했다. 4강 팀 가운데 유일하게 4할대 승률이다. 4~5월과 6월 이후 1점차 경기 결과가 극과 극을 달렸다. 5월까지는 8승3패를 기록했는데, 6월 이후에는 2승10패에 그쳤다. 1위에서 4위로 떨어진 히어로즈의 순위 하락과 맥을 같이 하는 1점차 경기 결과다. 히어로즈는 7월 3일 열린 NC 다이노스전 이후 5번의 1점차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턱밑까지 따라갔지만 승패를 뒤집을 힘이 부족했다. 그만큼 염경엽 감독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갔을 것 같다.
올시즌 1점차 승부의 최강자는 삼성 라이온즈다. 17차례 경기에서 12승5패, 승률이 무려 7할6리다. 최하위 팀은 6승13패, 승률 3할1푼6리를 기록한 한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올시즌 1점차 경기 성적
팀순위=팀명=승패=승률
1=삼성=12승5패=0.706
2 LG=14승13패=0.519
3 두산=13승8패=0.619
4 넥센=10승13패=0.435
5 롯데=19승13패=0.594
6 SK=12승14패=0.462
7 KIA=7승11패=0.389
8 NC=11승14패=0.440
9 한화=6승13패=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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