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에게 방망이는 생명과도 같다.
배트의 무게, 길이, 질감에 민감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처음으로 홈런 열풍을 일으킨 베이브 루스가 활약하던 시절, 배트의 무게는 1㎏이 넘었다. 실제 루스가 사용한 배트는 그 무게가 1㎏에서 1.2㎏까지 나갔다고 한다. 루스는 배트가 무거울수록 반발력이 높아져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생각했다.
지난 80년대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거포들은 1㎏에 가까운 배트를 썼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지금은 배트가 많이 가벼워졌지만, 그때는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공이 멀리 나간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1㎏ 배트를 썼다"고 회고한다.
배트가 가벼워지는 현상은 홈런 타자 이승엽을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승엽이 지난 2003년 56개의 홈런을 칠 때 900g대 초반의 배트를 썼다. 요즘 이승엽은 880~890g짜리 배트를 쓴다고 한다. 배트스피드와 관련이 있다. 무게가 가벼울수록 스윙 속도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배트 무게를 늘려 반발력을 높이는 것보다 가벼운 배트로 스윙 속도를 높이는 것이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물리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통 시즌 초에는 무거운 배트를 쓰다가 날씨가 더워질 때면 가벼운 배트를 쓰는게 타자들의 습관이다. 계절별로 배트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한화 송광민은 요일별로 배트의 무게를 바꾼다고 한다. 화수목 주중 경기때는 880g을 쓰고, 금토일 주말에는 그보다 10g이 덜 나가는 870g짜리 배트를 쓴다고 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송광민은 "아무래도 월요일 휴식을 취하고 나서 주중 경기 때는 힘이 있지만, 몇 경기 뛰고 나서 주말에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게를 줄인다. 타격감을 올리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리있는 이야기다.
송광민은 군복무 때문에 2011~2012년, 두 시즌 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올시즌 복귀해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지난 ㅜ6월말 1군에 올랐다. 그에게 적응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공격과 수비, 모든 측면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송광민이 합류한 뒤 한화는 중심타선 운영에 숨통이 트인 것이 사실이다. 올시즌 송광민의 첫 홈런은 지난 7월11일 대전 두산전에서 터뜨린 그랜드슬램이었다. 이후 송광민의 타순은 5번으로 굳어졌다.
송광민은 "팀에 합류하고 나서 솔직히 방망이는 걱정하지 않았다. 수비가 제일 걱정됐다. 수비 코치님하고 얘기도 많이 하면서 지금은 좋아졌다"며 "타격은 게임을 할수록 좋아지는 느낌이다. 지금 홈런은 5개를 쳤는데, 5개는 더 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송광민은 "나보고 대형 유격수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그저 매경기 출전해서 중요할 때 한 개씩 치는 그런 타자가 됐으면 좋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송광민의 가세로 한화는 공수에서 큰 힘을 얻고 있는게 사실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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