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소위 '엄마 친구 아들'이라는 뜻의 '엄친아'는 엄마가 사사건건 비교하는 엄마 친구의 잘난 아들을 일컫는다. 요즘은 좋은 학벌 뿐 아니라 좋은 집안까지도 '엄친아'로 넓게 통용되고 있다. 과거 잘난 척 하는 캐릭터, 얄미운 캐릭터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쥐락펴락하는 대세로 우뚝 선 이들이다. 이들을 유형별로 분석해봤다.
존박 이서진 '허당' 엄친아로 자리매김
TV를 틀면 안나오는 곳이 없다. Mnet '슈퍼스타K2'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허각한테 진 '엄친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Mnet '방송의 적'으로 예능계에 발을 디뎠다. 원조 엄친아 이적과 '덤앤 더머' 캐릭터를 선보여 마니아 팬들을 형성한 그는 MBC '무한도전'의 예능 캠프에서 '덜덜이' 캐릭터로 성공적인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KBS2TV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는 허당 캐릭터 뿐 아니라 엄친아다운 성실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까지 자아냈다.
이서진도 만만치않다. tvN '꽃보다 할배'에서 소녀시대 써니를 기다렸던 그는 느닷없는 할배들의 출격에 어쩔 줄 몰랐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할배들과의 9박 10일 유럽 여행. 그에게 길고도 길었다. '직진' 순재를 가이드하고, 투덜이 일섭을 챙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김치찌개도 만들고, 영어 통역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우여곡절에서도 할배들의 신임을 단단히 얻은 믿음직한 짐꾼 이서진은 엄친아다웠다.
유희열, 19금 엄친아로 거듭나다
개그계에 신동엽이 있다면 가요계에 유희열이 있다. 끈적끈적한 말투와 치근덕대는 눈빛으로 '감성 변태'란 수식어가 붙은 그다. 그는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엄친아로 토이로 활동할 시절, 섬세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로 여심을 자극했다. 그랬던 그가 야한 농담의 대가로 불리게 됐다. 지난 21일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 2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여성분들이 불쾌감을 안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사석이나 방송에서 내가 그런 말을 하더라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체구를 지녔기 때문"이라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19금 버라이어티 쇼의 대표격은 'SNL 코리아'에 고정 크루로 합류하면서 '19금 엄친아'의 행보를 이어갈 조짐이다.
이순재 신구 '엄친 할배'로 독보적 캐릭터 잡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54학번 이순재 할배는 유럽 여행기를 갈 때마다 꼼꼼히 체크한다. 하나라도 더 보기위해 발걸음이 바빠 '직진' 순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사실 그는 '학구파 할배'다. 루브르 박물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제작진에게도 작품을 설명해줄 정도의 식견이 있는가하면, 스위스로 이동해서는 영어 뿐 아니라 독일어까지 써가며 인포메이션 직원과 대화를 나눈다. 유럽 기차 안에서 여행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고, 다음 여행지를 사전에 공부하는 것도 그다. 그의 이런 모습은 어디를 가도 심드렁한 '투덜이' 일섭 할배와 대조되며 프로그램에 재미를 안겼다. 지난 23일 대만 편에서는 신구가 유창한 영어 실력과 카리스마로 이순재의 공백을 메꿔주며 '엄친 할배' 계보를 이어 기대를 모은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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