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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반납한 지 1년이 됐고, 팔팔한 어린 후배들 사이에서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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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은 작년 런던올림픽까지만 해도 질곡이 많은 비운의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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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초반에 탈락한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결국 2007년 코리아오픈서도 1회전에서 탈락하는 지경에 이르자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운동을 그만두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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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0대로 접어든 이현일은 후배들에게 길을 내줘야 한다며 두 번째 대표팀 은퇴를 선책했다. 하지만 이 역시 마지막이 아니었다. 2010년 대표팀을 이끌던 김중수 감독(현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이 이현일을 다시 불러들였고, 마지막으로 런던올림픽에 도전했다.
그렇게 아쉬움을 깊게 품고 대표팀을 떠난 뒤 신생팀 새마을금고에서 새출발한 그가 놀라운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최근 '남자단식의 최강은 여전히 이현일'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현일은 3일 끝난 가을철종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7월 여름철대회에서 새마을금고에 창단 첫 금메달을 안겨준 데 이어 2연패를 달성한 것.
이제는 한물 갔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그가 혈기왕성한 후배들을 줄줄이 따돌리며 살아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성한국 새마을금고 감독은 "이현일이 탄탄한 전 소속팀(요넥스)을 떠나 신생팀에서 다시 출발한 이후 대표팀에 있을 때보다 더 지독하게 달라졌다. 기량이 되레 좋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랬다. 이현일에게는 절박한 새출발이었다. 향후 3년 정도만 선수생활을 더한 뒤 떠나자는 마음으로 입단했던 그에게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후배들과 창단팀을 꾸리다 보니 부담감이 오히려 책임감으로 승화됐단다.
이현일은 "너무 어린 후배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보니 맏형인 나로서는 나태한 마음을 품을 수가 없었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서라도 한 발 더 뛰어다닌 게 약이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현일은 "은퇴한 내가 잘해서 우승한 것 같지는 않다. 실업팀은 대표팀과 달라서 선수들 스스로 프로의식을 가지고 절박한 심정으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나와 선배들은 다 그랬다. 한데 요즘 후배들은 그런 면이 부족한 것 같다"며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내친 김에 올시즌 마지막 대회인 회장기대회까지 3관왕을 하고 싶다"는 이현일은 "대표팀 은퇴했다고 선수인생 끝나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면 나이와 상관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 도전정신의 상징이었던 이현일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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