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다운 모습은 어떤 것일까. 지난해에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도루, 한 베이스 더 가는 영리한 주루 플레이가 히어로즈의 드레이드 마크였다. 지난 시즌에도 박병호 강정호 같은 홈런타자가 있었지만, 그래도 빠른 발을 장점으로 먼저 꼽을 수 있었다.
올시즌 히어로즈는 지난해 만큼 득점 방식이 다양하지 못하다. 대신 중심타선의 화력이 더 막강해졌다. 기존의 클린업 트리오 이택근-박병호-강정호에 김민성이 가세했고, 이성열도 홈런포로 힘을 불어넣었다.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4위 넥센 히어로즈와 3위 두산 베어스의 경기. 경기 전 양팀의 승차는 1.5게임. 전날 1대10으로 대패한 두산으로선 꼭 잡아야할 경기였다. 그러나 히어로즈에는 팀 타격 1위 두산(7일 현재 2할8푼9리)이 갖고 있지 못한 홈런포가 있었다.
SK 와이번스 최 정이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26호 홈런을 터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듯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시즌 27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냥 평범한 홈런이 아니었다. 4-5로 뒤진 8회말 1사 2루에서 터진 역전 결승 2점 홈런이었다.
히어로즈는 이날 세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3개의 홈런 모두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0-2로 뒤지던 4회말 강정호가 동점 2점포를 가동했고, 3-4로 끌려가던 7회말에는 이성열이 다시 동점 1점 아치를 그려냈다. 팀 홈런 1위팀다운 막강 파워다.
올시즌 히어로즈는 부침이 심했다. 전반기에는 무서울 게 없었다. 한때 1위를 달렸고,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심판의 오심, 일부 백업선수들의 불미스러운 사고, 선발투수들의 동반 부진이 겹치면서 4위까지 추락했다. 4위 수성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믿었지만, 후반기에도 좀처럼 치고올라가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의 불안이 이어진 가운데, 타선의 집중력도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마운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타선의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더 큰 꿈이 꿈틀대고 있다.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1위는 물론, 더 높은 순위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두권의 삼성과 LG, 두산이 주춤하고 있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시즌 종료 시점까지 혼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의 역전 결승홈런으로 두산을 제압한 히어로즈는 4연승을 거뒀다. 9월들어 열린 6경기에서 5승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제 남은 경기는 17게임. 선권과 격차가 2~3게임에 불과하다. 상황에 따라서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분위기다.
최근 7연승을 달리던 두산은 히어로즈에 막혀 2연패를 당했다. 시즌 상대 전적도 히어로즈가 두산에 8승7패로 앞서게 됐다. 히어로즈는 두산을 포함해 삼성(8승1무5패) LG(10승5패)까지 상위 1~3위 팀에 모두 우세를 보이고 있다.
8일 박병호의 역전 2점 홈런이 히어로즈에 더 큰 꿈을 불어넣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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