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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8일 만에 선발 한화 황재규, '타순 한바퀴'를 못 버티고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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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화 투수들이 훈련을 나서기 전 밝은 표정으로 송진우 투수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바티스타가 황재규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꼬집고 있다.대전=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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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이 '한 바퀴' 돌자 밑천이 드러나버렸다. 무려 1578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선 한화 황재규(27)의 꿈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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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 한화 선발로 나선 투수는 2009년 입단했던 황재규. 입단 첫 해 김인식 전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총 49경기에 나와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72이닝 동안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던 황재규는 2010 시즌에는 큰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시즌 종료 후 공익요원으로 입대했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복귀한 황재규는 지난 5월 7일 창원 NC전에서 8회말에 구원 등판해 공 5개만 던지며 행운의 첫 승을 따냈다. 어쩐지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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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시즌 막판 선발 기회를 얻었다. 지난 2009년 5월 14일 대전 KIA전(5이닝 5안타 4실점) 이후 무려 1578일 만의 기회였다. 출발은 괜찮았다. 황재규의 직구 최고구속은 138㎞밖에 나오지 않았으나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을 침착하게 요리했다.

1회말 첫 이닝을 삼자 범퇴로 간단히 끝냈다. KIA에서 가장 타율이 높은 신종길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말에 중심타선을 맞이하자 약간 흔들리는 기미가 보였다.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중전안타를 맞더니 5번 이범호에게도 좌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위기관리능력까지 갖췄음을 보여줬다. 그 사이 타선은 1회와 3회에 각각 2점씩 뽑아줬다. 내년시즌 선발로테이션 진입의 꿈이 무럭무럭 영글어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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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황재규는 KIA 타순이 한번 돌자 여지없이 난타당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9번 이홍구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속타자 이용규가 친 타구가 2루수 한상훈의 글러브에 맞고 외야로 튀면서 2루타가 됐다. 이용규를 시작으로 황재규와 두 번째 상대한 KIA 타자들은 정타를 때려냈다.

무사 2, 3루에서 안치홍이 2타점 중전적시타로 황재규를 휘청이게 했다. 이어 앞선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신종길은 볼카운트 1B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짜리 적시 2루타로 3-4를 만들어 흔들리던 황재규에게 KO 펀치를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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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황재규는 3회말 시작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던 바티스타와 교체됐다. 무사 2루 상황을 이어받은 바티스타는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후 이종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황재균의 실점을 '4'로 늘렸다. 1578일 만의 선발 마운드에서 황재규는 결국 2이닝 6안타 2삼진 4실점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황재규가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듯 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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