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가 타짜와 만나면?"
어느 분야든 '타짜'와 '초짜'가 있다. 해당 분야에서 이미 경지에 올라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탓에 자신의 분야에 아직 익숙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얘기. 예능계도 마찬가지다.
강호동은 예능계의 대표적인 '타짜'로 꼽힌다. '1박2일', '무릎팍도사', '스타킹'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실력을 증명했다.
KBS '우리동네 예체능'은 '타짜' 강호동이 현재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그런데 '우리동네 예체능'엔 '타짜'만 있는 게 아니다. 고정멤버인 최강창민을 비롯해 존박, 이지훈, 조달환 등은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예능 초짜'들이다. '초짜'들은 생소한 분야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 마련. 냉철한 눈으로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의 '초짜'들은 이런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잘 피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가 뭘까? '우리동네 예체능'이 성공적인 '예능 초보 사용 설명서'를 보여줬기 때문.
예능 경험이 없는 사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들보다 돋보이긴 쉽지 않다. 자신이 말을 할 수 있는 타이밍에 재빨리 치고 나가지 못하면 입을 뻥긋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서로 돋보이기 위해 출연진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에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셈. 그러나 '우리동네 예체능'에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각각의 출연진에게 달성해야할 명확한 목표를 줬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리는 '예능 초짜'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초짜'들은 다른 생각할 것 없이 열심히 탁구, 볼링, 배드민턴 등 운동경기에만 집중하면 됐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생명은 '리얼'이다. 꾸미지 않은 실제 상황 속에서 기대치 않은 '예능 유망주'가 발견되기도 한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고정 멤버로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강창민이 좋은 예. 운동신경이 뛰어나진 않지만,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모습 속에서 자연스럽게 최강창민의 매력이 발산됐다. 뛰어난 탁구 실력으로 화제몰이를 했던 조달환도 마찬가지다. 조달환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입담이 좋거나 재밌는 에피소드를 많이 만들어내서가 아니었다.
올바른 '예능 초보 사용 설명서'의 또 다른 조건은 경험이 많은 예능 선배들이 주변에서 캐릭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무심코 지나갈 행동이나 말이라도 '타짜'들이 옆에서 한 마디씩 거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 행동과 말을 통해 '초짜'들의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국민 MC' 강호동이나 유재석이 이런 걸 잘한다.
최근 최강창민은 '탁구 악마'란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레인보우의 김재경과 탁구 대결을 펼친 최강창민은 여성과의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이기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강호동의 역할이 컸다. 심통 가득한 얼굴로 최강창민을 응원하는 강호동의 '지원 사격' 속에 최강창민은 새로운 예능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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