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이 모처럼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구자철은 5일(한국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브라운슈바이크와의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구자철이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것은 49일만의 일이다. 구자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볼프스부르크는 꼴찌 브라운슈바이크에게 0대2로 덜미를 잡혔다.
구자철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팀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다운돼 있다보니 할 수 있는 것이 만치 않았다. 작정하고 잠그기에 나선 브라운슈바이크의 수비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번 공격쪽으로 기용됐지만, 날카로움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구자철은 전반 7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까지 연결하며 포문을 열었다. 전반 42분에도 드리블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뚫었다. 공을 가지고 침투하는 능력은 합격점을 줄만했다. 그러나 동료들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었지만, 적시에 패스가 연결되지 않았다. 디에구를 중심으로 한 중앙 공격에 의지하다보니 측면의 구자철에게는 볼이 잘 가지 않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다보니 집중력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구자철은 후반 24분 전진패스를 차단당하며 실점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사실 구자철의 2경기 연속 부진은 전술상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구자철은 지난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여러차례 측면으로 기용됐다. 당시 위치는 측면이었지만, 사실상 프리롤 역할이 주어졌다. 구자철은 특유의 기동력을 앞세워 공격 전포지션을 자유롭게 누볐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에서는 측면에 한정된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중앙에 디에구라는 큰 산이 있기 때문이다. 디에구는 중앙공격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어쩌다 측면으로 공이 와도 구자철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돌파 후 크로스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구자철은 전문 윙어가 아니다. 당연히 부진한 경기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볼프스부르크는 전반 30분 벨라라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볼프스부르크는 동점골을 위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브라운슈바이크의 수비벽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볼프스부르크는 후반 40분에 한 골을 더 실점하면서 무너졌다. 공격쪽에 많은 숫자를 두다가 역습을 허용했다. 칼리지우리가 오른쪽에서 내준 볼을 쿰벨라가 성공시켰다. 볼프스부르크는 승격한 꼴찌팀에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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