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이겨서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감독 데뷔 첫 해, 포스트시즌 첫 승.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극적인 끝내기 승리에도 차분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하지만 승리의 환희가 아직 가시지 않았던 것 같다. 이날 선발 나이트를, 밴헤켄이라고 말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염 감독은 "나이트가 에이스답게 잘 버텨줬다. 중간에 나온 한현희 강윤구 손승락 모두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승락이가 9회 실점한 부분은 승락이 잘못보다는 벤치의 작은 미스였다. 정수빈 타석 대 이택근의 수비 위치를 조금 조정해줬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고 밝혔다. 마무리 손승락의 실점을 벤치의 실수라고 감싸 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염 감독은 "선취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거기서 긴장도 풀렸을 것이고, 홈런왕 박병호의 홈런까지 나왔다"며 1회 2득점한 부분을 승인으로 꼽았다.
이날 끝내기 안타를 친 이택근에 대해선 "택근이가 이전 타석에서 찬스를 못 살려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페넌트레이스보다 긴장한 게 첫 타석부터 느껴지더라. 자기 스윙을 못했다. 하지만 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마지막에 해결해줬다는 부분에서 본인에게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염 감독은 오히려 동점이 됐다 끝내기 승리를 한 게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쉽게 이긴 것 보다는 짜릿하게 이기는 게 우리에게 더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쉽게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9회말 좋지 않던 택근이한테 찬스가 왔다. 만약 오늘 안 좋았던 상태로 끝났다면 더 안 맞는 상황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좋은 쪽으로 결과가 나왔다. 우리 팀에 플러스 알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의 박병호에 대한 집중견제에 대해선 "병호는 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 최고의 활약이었다. (오늘 못 친)강정호도 언젠간 해결하지 않겠나. 5번 타순은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전날 포스트시즌 선수단 전원에게 공진단을 선물했다. 한 알에 5만원이나 하는 귀한 약, 사비를 털어 지친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어줬다. 그는 "한 시즌 동안 너무 고생했다. 내가 선수단에 도움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먹고 힘내라고 사줬다. 내가 먹고 효과를 많이 봤다"며 웃었다.
염 감독은 감독 첫 해부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그는 "내 자신에게 더 차분하게 하자고 주문했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으니 준비한대로 했다. 급하지 않으면, 내가 실수하지 않는다면.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며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첫 승을 안겨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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