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26)이 3년 6개월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짜릿한 우승 감격을 누리며 최경주(43)의 대회 3연패를 막아섰다.
강성훈이 13일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7226야드)에서 열린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그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2위를 차지한 김태훈(28)과 지요티 란다와(인도·이상 7언더파 281타)를 5타차로 여유롭게 따돌렸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3년 만인 2010년 4월 유진투자증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다시 3년 6개월 만에 거둔 KPGA 투어 우승이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세 시즌만에 2부투어로 떨어진 강성훈은 이번 우승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돌입한 강성훈은 4번홀(파4)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 9홀을 마쳤을 당시 2위와의 격차가 이미 4타로 벌어졌다. 후반을 보기 1개로 마친 그는 마지막 18번홀(파4)를 파로 막으며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물을 퍼붓는 동료들을 피해 줄행랑을 친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오랜만에 거둔 우승의 기쁨이었다.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로 공동 21위로 대회 3연패에 실패한 '대회 호스트' 최경주도 강성훈을 끌어 안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이번 대회는 '휴대폰 소음 없는 대회(제1회)', '담배 연기 없는 대회(제2회)'에 이어 갤러리의 동참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땡큐(Thank you)'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큰 호응을 얻어냈다. 팬 서비스 대회를 천명한 대회 답게 대회 기간 내내 전에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장면이 대회장 곳곳에서 목격됐다. 본 대회 컨셉트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탱큐 보드'가 정숙을 요청하는 '조용히(Quiet)' 팻말 대신 사용됐다. 13일 경기를 관람한 김하원씨(40)는 "많은 경기장을 다녀봤지만 갤러리에게 고맙다고 하는 대회는 처음 본다. '땡큐'라는 팻말을 보니 갤러리르 배려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즐거워했다. 갤러리와 선수들의 원활한 이동과 좋은 관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대회장의 아스팔트 훼손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스팔트 위에 로프 막대를 꽂아 갤러리가 조금 더 가까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로프 설치는 대회 호스트인 최경주가 직접 진두 지휘했다. 또 대회 내내 선수들이 갤러리에게 사인볼과 장갑 등을 선물로 건네는 등 다른 대회에서 찾기 힘든 팬서비스도 선보여 갤러리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만들었다. 최경주는 "코스에서 갤러리가 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앞으로 2015년 프레지던츠컵(인천)을 준비하려면 우리 대회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골프 문화가 빨리 자리잡아야 할 것 같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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