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이 하는 말이 모두 현실이 됐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진짜 자신감으로 특급 에이스의 위용이었다.
유희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희망이 됐다. 준PO 2경기, PO 1경기 등 총 3경기에 나선 유희관은 총 21⅓이닝 동안 단 2실점만 했다. 평균자책점이 0.84에 불과하다.
유희관이 더욱 각광받는 것은 그가 한 말을 모두 지켰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유희관은 당시 "박병호가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올해 홈런을 맞은 적도 없다"며 "자신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두산 선수들 조차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했지만 그 말을 실천했다. 준PO 2차전과 5차전에 선발등판해 박병호와의 6차례 대결에서 모두 완승을 거뒀다.
특히 유희관은 5차전서 7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완벽피칭을 보였었다. 당시 3-0으로 리드하고 있어 포스트시즌 첫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다. 아쉽게 9회말 박병호의 스리런포로 동점이 되며 승리가 날아갔다. 유희관은 5차전이 끝난 뒤 동점 됐을 때의 심정을 묻자 "'난 돈 복이 없나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당시 두산이 9회말로 경기를 끝냈다면 시리즈 MVP로 환상적인 피칭을 한 유희관이 유력했었다. 하지만 동점이 돼 연장으로 흘렀고, 결국 결승 홈런을 때려낸 최준석이 MVP가 된 것. 유희관은 "PO에서도 던져서 돈복이 있는지 시험해봐야겠다"며 PO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PO 미디어데이에서는 "두 번의 실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 5일 2위가 걸린 LG와의 시즌 최종전서 구원등판해 이병규(9번)에게 결승타를 맞은 아픈 추억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며 "플레이오프에서는 꼭 승리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20일 LG와의 PO 4차전에 등판한 유희관은 멋지게 그 말을 실천했 다. 7이닝 동안 6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을 더했다. 7회초 박용택에게 안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7회말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을 앞서며 운좋게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유희관은 이날 승리로 PO MVP가 돼 상금 300만원도 받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유희관의 거침없는 행보가 계속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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