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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2연패 황새 리더십, 더블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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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포항 감독이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전북과의 2013년 FA컵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포항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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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가 또 다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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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2년 연속 FA컵의 주인이 됐다. 포항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의 2013년 FA컵 결승전에서 1대1 무승부 뒤 승부차지에서 4-3으로 이겼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포항은 2년 연속 FA컵 주인이 됨과 동시에 대회 사상 최다우승(4회) 금자탑을 쌓았다. 전남(2006~2007년) 수원(2009~2010년)이 가진 통산 최다연패 기록(2회)과도 타이를 이뤘다. 황 감독은 마지막 키커로 나선 김태수의 슛이 골망을 가르자 그라운드로 뛰어 나와 포효했다.

지도자 생활 4년차에 처음 맛본 지난해 우승이 환희였다면, 올해 우승은 사투였다. 올 시즌 포항을 바라보는 눈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선수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누적된 적자를 줄이기 위한 구단의 긴축정책까지 겹쳤다. 선수단을 꾸려야 하는 황 감독 입장에선 맨주먹으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정리했다. "국내 선수들보다 확실히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면 굳이 외국인 선수를 쓸 필요가 없다." 겉으로는 덤덤한 척 했지만, 속은 타들어갔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커녕 리그에서도 중위권 이하로 처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구단 내외에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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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 화두로 꺼내든 것은 '명가의 자존심'이다. 매 경기 마다 라커룸 작전 지시판에 '우리는 포항이다'라는 문구를 넣어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던 패스축구의 강도도 올렸다. 상대 분석에 더욱 열을 올렸다. 부족한 전력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약점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약점은 오히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라는 장점으로 드러났다. 위기 때마다 드러나는 팔색조 용병술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의 결실이었다. 전북 서울 등 강팀들이 초반에 처지는 사이 포항은 승점을 쓸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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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은 올 시즌 포항이 걸어온 길의 축소판이었다. 케빈, 레오나르도, 티아고, 윌킨승 등 각 포지션마다 버틴 외국인 선수들을 앞세운 전북을 상대로 조직력의 힘으로 버텼다. 선발로 내세운 노병준이 부진하자 전반 막판 조찬호로 카드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 전반 판정에 항의하다 황 감독이 퇴장 당한 부분은 격전 속에 흐려질 수도 있었던 포항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내는 단초가 됐다.

황 감독의 눈은 이제 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승점 56으로 2위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승점 58)과의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황 감독은 FA컵 우승 뒤 불타올랐던 지난해 후반기 모습을 떠올렸다. "정규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FA컵 우승을 원했다. 우승컵을 하나 들어올렸으니 두 번째 우승을 향해 가겠다. 오늘 우승을 계기로 정규리그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날개를 펼친 황새는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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