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소속팀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 계약 조건을 놓고 구단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계약 기간. 구단은 올시즌 종료된 3년계약에 딸린 1년 옵션 계약을 행사하고 싶어한다. 140만 달러짜리 옵션. 다년 계약을 포함한 계약 갱신 여부는 2014시즌 후 결정하겠다는 뜻.
이같은 움직임에 매팅리 감독이 발끈했다. 새로운 계약을 통한 다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열어 "다년 계약이 안 될 경우 다저스를 떠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유는 돈보다 힘이다. 올시즌 내내 시달린 레임덕을 또 다시 겪을 수 없다는 뜻. 1년간 쌓인 불만을 작심한 듯 털어놓았다. "계약 마지막 해였던 올시즌 1년간 클럽하우스 내에서 위치가 애매했다"고 털어놓았다. "구단이 이 상태로 방치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말해 구단이 내게 '당신이 감독을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우리는 잘 모르겠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지난 1년 내내 이런 상태였다. 감독으로서 바람직한 위치는 결코 아니었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매팅리는 올시즌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구 꼴찌에서 1위로의 대반전. 시즌 초 화려한 멤버에도 불구, 바닥을 길 때 경질설까지 불거졌다. 실제 지난 5월 말 구단으로부터 '경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는 "미리 알려줘 고맙다"고 쿨하게 반응했지만 속으론 칼을 갈고 있었다. 매팅리는 다저스와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팀 감독 자리를 알아볼 예정이다. 그는 "내가 원하는 건 팀을 매니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임덕으로 불안한 상태에서는 팀을 통솔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감독의 위상은 계약 조건과 기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굳게 믿는다. "솔직히 말해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감독을 계속 할지 하지 않을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일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은 이유.
감독에게 '실질적 파워'는 그만큼 중요하다. 계약 기간과 연임에 대한 확신이 통솔의 도구다. 계약 사회인 서양의 메이저리그조차 '힘없는 감독'이 발휘할 수 있는 리더십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국내 프로야구로 눈을 돌려보자. 모든 감독들은 최소 2년 이상 다년 계약을 한다. 하지만 그 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 임기는 성적이 보장한다. 정확히 말하면 전력 대비 기대 성적이다. 기준보다 성적이 높으면 연임, 기준보다 낮으면 계약 기간이 남더라도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 팀의 미래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 오로지 현재 뿐이다. 운이 좋아 해고가 되지 않더라도 '죄인'처럼 살아야 한다. 더 문제는 팀 내 위상이다. 레임덕이 빠르게 찾아온다. 선수단(특히 고참 그룹) 사이에 '어차피 저 감독은 임기 채운 뒤 재계약이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리더십은 종말을 고한다. 선수는 기용 등에 있어 불만이 생기면 참지 않는다. 극단적인 경우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태업을 하기도 한다. 선수단 장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성적이 좋아지길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감독의 레임덕 →선수단 중구난방→성적 하락'의 악순환 고리가 생긴다. 매팅리가 지적하는 '지난 1년간의 힘든 일'이란 게 바로 이런 선수단 장악에 있어서의 애로 사항이었다.
롯데가 권영호 수석코치를 해고했다. 2군 감독으로 보직 이동시킨지 1주일만의 조치. 권 전 수석은 지난 1년간 김시진 감독의 '오른팔'이었다. 프런트의 부당 간섭에 맞서는 등 김 감독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을 틈 타 눈엣 가시였던 권 수석을 해고함으로써 김 감독의 오른팔을 잘라낸 셈이다.
권 전 수석코치의 해고가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김시진 감독은 내년 시즌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 할 처지다. 이미 구단으로부터 수모를 당한 감독의 리더십이 선수단에 제대로 스며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단체 종목인 야구. 마음이 하나로 모아져야 성적이 날까 말까다. 사령탑이 흔들리며 구심점을 잃게 되면 조직의 효율성 향상(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렵다. 기왕 맡길거라면 사령탑에게 힘을 확실히 실어주는 것이 옳다. 그래야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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