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의 힘'은 역시 두산이 강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극적인 승리를 계속 만들어내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의 사기와 기세는 정규리그 우승 이후 3주간 푹 쉬어버린 삼성을 압도하고 있었다. 게다가 가장 열세일 것으로 평가됐던 체력도 실질적으로 1차전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승리 후 3일을 쉰 것이 두산에는 큰 보약이었다.
결국 두산은 지난 24일 1차전에서 삼성을 7대2로 꺾으며 한국시리즈 우승확률 83%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그러나 1차전을 다시 한번 자세히 돌아보면 두산의 승리가 그렇게 깔끔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기긴 이겼지만, 삼성의 기선을 완벽하게 제압하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삼성이 오히려 기운을 차리고,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고 말았다. 마치 산불을 완벽하게 끄지 못하고, 불씨를 남겨둔 채 철수한 느낌이다. 두 가지 장면에서 그런 모습이 나왔다.
'킬링 포인트' 1점만 더 뽑았으면…
우선 이날 1차전에서 두산의 공격은 매우 정교했다. 집중력도 뛰어나 대부분의 찬스는 어김없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심지어 2사 후에도 점수를 냈다. 0-1로 뒤지던 2회초 2사 1루에서 볼넷과 3연속 안타를 집중하며 3점을 뽑은 장면이 대표적이다. 타자들의 컨디션 조율이나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 등 경기 준비가 철저히 이뤄진 듯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한 가지 장면만큼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바로 6-1로 점수차를 벌린 5회초 1사 3루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한 것이다. 두산은 3-1에서 맞이한 5회초에 1사 후 김현수의 솔로홈런에 이어 최준석 홍성흔의 연속안타와 폭투, 그리고 이원석의 2타점 적시 3루타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6-1을 만들었다.
5회에 5점차의 리드. 상당히 유리하긴 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점수차다. 더군다나 삼성 타선의 힘을 감안하면 여기서 1~2점을 더 뽑아야 안심할 수 있다. 때마침 점수를 뽑을 호재가 만들어졌다. 1사 3루 상황이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1점을 더 뽑을 수 있고, 그렇게 7-1이 됐다면 삼성은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산은 여기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오재원과 최재훈이 연속 삼진을 당해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미 5점차로 앞선 두산 선수들이 다소 방심한 듯 했다. 그러나 단기전은 기세 싸움이다. 뽑을 수 있는 점수는 확실히 뽑아서 상대의 기를 제대로 꺾어야 최종 승자의 자격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두산의 5회초 1사 3루 공격은 무척 아쉬운 장면이다.
삼성을 되살린 9회말의 1실점
사실 5회초의 추가 득점 실패보다 두산에 더 큰 악재로 돌아올 수 있는 장면은 따로 있다. 바로 9회말 삼성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때 1점을 내준 것이다. 심지어 이를 두고 1차전 패장인 류중일 감독은 "오늘 경기에 졌지만, 그나마 마지막에 1점을 뽑아낸 것이 소득이었다. 선수들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반추하기도 했다.
상황은 이랬다. 7-1로 크게 앞선 두산은 선발 노경은이 7회 1사후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변진수(1이닝)와 정재훈(⅔이닝)으로 8회까지 마쳤다. 이제 마지막 1이닝만 무사히 끝내면 승리가 확정된다. 여기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윤명준을 투입했다.
김 감독은 "어차피 시리즈는 4승을 거둬야 한다. 그러려면 여러 투수들을 상황에 맞게 잘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윤명준이나 오현택을 투입한 것은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서였다"고 경기 후 밝혔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설명이긴 하다. 하지만 경기는 김 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흘렀다. 윤명준은 첫 상대인 채태인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승엽을 투수앞 땅볼로 잡은 뒤 오현택과 교체됐다. 그런데 오현택의 첫 상대인 김태완이 3루수 실책으로 1루에서 살았다. 순식간에 상황은 1사 1, 3루가 됐고, 결국 오현택은 후속 이지영에게 2루수 앞 땅볼을 허용하면서 3루 주자 채태인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까지가 이날 삼성이 두번째로 득점에 성공한 장면이다. 워낙 점수차가 커서 비록 이 득점이 전세를 뒤바꿀 만큼의 역할은 못했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이 점수는 삼성에는 기쁘고, 두산에는 뼈아프다. 일방적으로 지고 있던 삼성은 서서히 타자들의 스윙이 맞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두산은 굳이 안써도 됐을 불펜을 가동하고 말았다. 결국 이런 정황상 삼성은 비록 졌지만, 9회말 공격에서 1점을 낸 것을 두고 꽤 큰 자신감을 얻을 수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보면, 두산은 이기고도 어딘지 찝찝한 느낌을 남긴 셈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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