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을 미리 겪었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1회 박석민의 솔로포 선취점으로 기분좋게 출발했다가 무려 2대7로 대역전패를 당했기에 충격이 클 수 있다.
더구나 홈 경기인 데다, 역대 5차례 우승 때 1차전을 반드시 이겼기에 더욱 그럴 만하다.
하지만 삼성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오히려 전화위복의 의지가 굳건해졌다고 자위한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패배 뒤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는데 이런 드라마를 두산만 찍으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이 오히려 위안삼는 대목은 1차전에서 드러난 최악의 시나리오다.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한국시리즈의 단기전 승부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2번 이상 되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24일 1차전에서 삼성의 경기흐름은 최악의 경우를 다 보여줬다. 우선 믿고 내밀었던 선발 윤성환이 대량실점으로 무너진 점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윤성환은 2승을 보탰고, 그동안 팀 훈련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류중일 감독은 윤성환에 대한 기분좋은 추억과 컨디션을 믿었기에 1선발로 내밀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윤성환이 무너지면서 류 감독의 투수조 운용도 완전히 꼬였다. "선발과 1+1 자원인 차우찬이 7이닝까지만 버텨주면 된다"고 했던 구상은 완전히 무너졌고, 권 혁 심창민 등 필승조를 포함해 5명의 불펜을 투입함으로써 피로도만 높아졌다.
마운드에 이어 타선도 빗나갔다. 류 감독이 커다란 기대를 품고 의욕적으로 내밀었더 이승엽 6번 카드도 적중하지 않았다. 이승엽은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2삼진으로 폭탄타선의 위력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만큼은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장면이 투수와 타자에서 동시에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인 것이다.
결국 삼성은 더이상 떨어질 게 없는 경험을 했으니 이제 바닥을 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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