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한국 여자 핸드볼은 세계 최강이 아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이후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생순(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목 줄임말)' 신화를 쓰면서 4위에 올랐지만, 높아진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급기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에서 일본에 패했고, 2011년 브라질 여자 세계선수권 16강에선 앙골라에 덜미를 잡혀 11위에 그쳤다. 위기와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6월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임영철 감독을 사상 첫 대표팀 전임 지도자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내달 6일부터 세르비아에서 개막하는 여자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24개국이 6팀씩 4개조로 나뉘어 1~4위가 결선 토너먼트를 치르는 세계선수권 1차 관문은 16강 진출이다.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다. '죽음의 조'에 포함됐다. 런던올림픽 은메달, 유럽선수권 우승팀 몬테네그로를 비롯해 프랑스와 신흥강호 네덜란드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이 한조에 묶였다. 16강에 오르더라도 조 1위가 아니라면 덴마크, 브라질 등 강팀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몬테네그로, 네덜란드와 잇달아 맞붙는 조별리그 초반 두 경기서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임 감독은 "몬테네그로 전력 분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워낙 좋은 팀이다보니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심 끝에 임 감독이 제시한 해법은 신구조화다. 유은희(23·인천시체육회) 정지해(28·삼척시청) 권한나(24·서울시청) 등 기존 선수들에 베테랑 송미영(38·인천시체육회) 유현지(29·삼척시청), 신예 이효진(19·경남개발공사) 김진이(20·대구시청)를 포진시키면서 담금질을 펼치고 있다. 임 감독은 "크고 작은 부상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 한다는 자세로 싸울 수밖에 없다"며 "8강 진입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장으로 선임된 유현지는 "한국 여자 핸드볼이 많이 약해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27일 노르웨이로 떠나 노르웨이, 러시아, 네덜란드가 참가하는 4개국 친선대회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 올린 뒤, 내달 초 결전지인 세르비아에 입성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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