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피었다가 금세 시들고 마는 장미와 같은 이름을 지녀서일가. 시카고 에이스 데릭 로즈가 허무하게 시즌을 접게 됐다.
시즌 초반 순항하던 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가 로즈의 부상으로 큰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로즈는 시카고에서 단순한 에이스가 아니다. 팀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이자 득점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즈의 공백은 곧 시카고의 암흑기를 의미한다.
지난 23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모다 센터. 시카고는 홈팀 포틀랜드와 맞대결을 펼쳤다. 시즌 초반 양대 콘퍼런스에서 상위권을 기록 중인 두 팀이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도 평가됐다. 득점력이 막강한 포틀랜드와 발군의 수비력을 지닌 시카고의 경기는 미리 승패를 예측키 힘들었다.
시즌 초반 흐름은 시카고가 완전히 주도했다. 전반을 59-44, 15점차로 앞선 채 마쳤다. 그 중심에는 역시 로즈가 있었다. 로즈는 2쿼터까지 17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쿼터가 돼서도 시작 직후 1분 30초 만에 3점슛을 터트려 이날 20득점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로즈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포틀랜드의 집중 수비에 막혀 슛은 빗나갔고, 턴오버는 반복됐다. 그러던 3쿼터 종료 3분30초 전, 공격에 나선 로즈는 3점슛 라인 왼쪽에 서 있다가 센터 조아킴 노아가 정면에서 원바운드로 골밑쪽에 찔러준 패스를 받기위해 큰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 수비 뒤쪽으로 돌아나갔다.
하지만 패스가 정확치 않아 상대에게 커트를 당했다. 로즈가 손을 뻗으며 공을 잡으려 했는데, 이때 오른쪽 다리가 휘청였다. 무릎을 다친 것이다. 결국 교체된 로즈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트에 나서지 못했고 시카고도 전반 1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결국 95대98로 역전패했다.
이 경기의 패배보다 더욱 시카고를 힘들게 하는 건 따로 있다. 바로 로즈의 부상이 간단치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밀 검진결과 오른쪽 무릎 반월판 손상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술을 받게 되면 이번 시즌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로즈는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선수다. 바로 작년 4월 필라델피아와의 2011~2012시즌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2012~2013시즌을 통째로 쉬면서 재활을 준비해왔다.
그 결과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팀의 리더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10경기에서 평균 15.9득점에 4.3어시스트로 팀을 동부콘퍼런스 상위권으로 끌어올려놨다. 하지만 로즈의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시카고가 과연 어떤 행보를 이어가게 될 지는 미지수다. 지독하게 불운한 로즈와 시카고라고 할 수 있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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