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1라운드에서 5전 전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보여준 특유의 조직력과 압박수비는 여전했다. 1년 전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어도, 충분히 강했다.
사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사령탑을 맡아 시즌 전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다. 임영희 박혜진 이승아 양지희 등 주축선수들도 함께 대표팀에 다녀왔다. 위기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 보여준 조직농구가 반짝 돌풍인지, 아니면 완전히 우리은행의 팀컬러로 자리잡을 지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였다.
28일 용인실내체육관.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위 감독은 "어디 하나 쉬운 팀이 없다"고 했다. 자칫 엄살 같이 들릴 수 있는 소리. 하지만 위 감독은 신중했다.
그는 "10점을 앞서고 있어도 불안한 게 농구"라며 "사실 경기 내용에 대해서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위기관리능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지난 시즌 우승을 한 덕에 경험이 쌓인 것 같다. 선수들은 그렇게 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어디였을까. 위 감독은 "손발이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준비를 못한 측면이 크다. 선수들에게 뭐라 할 부분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불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지옥훈련을 바탕으로 꼴찌 우리은행을 1위로 바꾼 그였다. 준비부족으로 시작한 시즌,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쉽지 않다'는 그의 말은 엄살이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이날 경기 내내 삼성생명에 밀렸다. 1쿼터에는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에서 뛰었던 배혜윤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정확한 미들슛을 바탕으로 1쿼터에만 10점을 몰아쳤다. 5개의 야투가 모두 성공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볼이 제대로 돌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 발이 무거워 보였다. 배혜윤에게 계속해서 당하면서 1쿼터를 11-14로 뒤졌다. 2쿼터엔 박혜진과 임영희의 외곽포를 바탕으로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홍보람에게 3점슛을 맞는 등 점수차는 다시 3점차가 됐다. 전반은 25-28로 3점 뒤진 채 마쳤다.
사실 우리은행은 골밑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잇었다. 삼성생명은 애슐리 로빈슨이 시즌아웃돼 외국인선수가 니키 그린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사샤 굿렛과 노엘 퀸 모두 위력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삼성생명은 그린을 과감히 빼고, 김계령과 배혜윤을 이용해 골밑을 지켰다.
전반 리바운드 개수에서는 우리은행이 23-14로 앞섰지만, 효율적인 공격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3쿼터에선 김계령과 배혜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10점차까지 점수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3쿼터 중반부터 박혜진이 폭발했다. 지난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국가대표까지 승선했던 박혜진은 3점슛 3개를 몰아쳤다. 3쿼터 종료 직전에 스틸 후 외곽포를 성공시켜 48-47로 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는 1점차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승부를 결정지은 이 역시 박혜진이었다. 61-62로 뒤진 경기 종료 27초 전 골밑으로 들어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골밑슛까지 성공시켰다. 삼성생명의 마지막 공격까지 막아내면서 극적인 1점차 역전극이 완성됐다.
우리은행이 개막 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28일 용인에서 열린 삼성생명전에서 63대62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혜진은 3점슛 6개 포함 22득점을 몰아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용인=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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