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영화관객이 처음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해 1억 9489만 587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의 관객을 모았던 스크린이 올해는 지난 16일까지 1억 9964만 175명을 모아 연말까지 2억명의 관객을 넘길 것이 확실시 된다. 한국영화가 총 1억1804만1118명을 모아 59.1%의 점유율을 보였고 외화가 8159만 9067명을 모았다.
明, 韓영화의 다양화-감독들 할리우드 진출
2억명이 영화를 보는 동안 한국 영화는 다양한 장르가 인기를 모으며 시장의 폭을 넓혔다. 올 초에는 코미디물인 '7번방의 선물'이 관객수 1200만명을 기록해 예상을 뒤집기도 했다. 또 '설국열차' '관상'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등이 500만명을 넘기며 다양한 장르에서 흥행작을 배출했다.
게다가 올해는 유독 한국 스타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눈에 띄었다. '달콤한 인생'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등의 김지운 감독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라스트 스탠드'를 만들었고 '올드보이' '박쥐' 등으로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스토커'를 연출했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 뿐만 아니라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등과 함께 '설국열차'를 만들었다.
반대로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도 부쩍 늘었다. 톰 크루즈, 슈왈제네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윌스미스, 브래드 피트, 휴 잭맨, 톰 히들스턴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한국을 찾았다.
신인감독들의 약진도 올해 두드러진 현상이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은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스릴러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 역시 쉴틈없이 이야기를 몰고가는 연출력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연애의 온도'의 노덕 감독, '몽타주'의 정근섭 감독, '감시자들'의 공동 연출을 맡은 김병서 감독도 올해 눈에 띈 신인감독이다.
暗, 고질적 병폐 여전-배우들 감독 변신 실패?
대기업 중심의 영화 유통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투자와 배급 그리고 극장을 한꺼번에 가진 대기업들은 한 영화에 700개관 이상의 몰아주는 등 스크린을 과점하면서 영화시장에서 관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반면 배급사 NEW가 대기업과 달리 독립배급사로 4대 배급사 대열에 들어선 것은 눈에 띌만한 성장이다.
게다가 한국영화와 외화의 부율(극장-배급사 사이의 입장권 수익 분배 비율) 문제,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 문제는 아직까지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있다.
또 올해는 야심차게 시작한 배우 출신 감독들의 부진이 안타까웠다. 박중훈은 엄태웅 김민준 소이현을 주연으로 영화 '톱스타'를 만들며 감독으로 변신했지만 17만 5127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하정우 역시 '롤러코스터'로 메가폰을 잡았지만 27만 148명만을 불러들이며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IPTV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겨냥한 무분별한 19금 영화들의 남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극장 개봉보다는 IPTV 수익을 노리고 만들어진 몇몇 영화들은 조악한 화면과 황당한 스토리 등으로 한국 영화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수요가 있기 때문에 한동안 이런 저질 영화들의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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